[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미국 법조계에도 전관이 있을까요? 증권거래위원회(SEC) 출신 변호사들이 주목을 받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금융감독원은 사정이 좀 달라요. 암호화폐 기업이나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직원이 금감원 내부 직원으로부터 ‘검사 정보’ 를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 의뢰했습니다. 전관 예우는 꿈도 꾸지 말라는 거죠.
SEC의 경우 미국 대형 로펌으로 이직한 직원들에게 특혜(?)를 주는 지는 모르겠지만, 변호사 업계에서 SEC 출신은 주목을 받습니다.
포춘 크립토가 17일(현지 시간) 보도한 법률 컨퍼런스에서 재밌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 비즈니스 스쿨이 마련한 토론회에 라단 스튜어트 전 SEC 소송팀장이 온 겁니다. 스튜어트는 SEC와 코인베이스 소송을 지휘한 인물입니다. 이 소송은 뉴욕 남부지구 법원 판결에서 SEC에 강력한 승리를 안겨줬습니다.
최근 스튜어트는 SEC를 떠나 글로벌 법률회사 화이트 앤드 케이스에 합류헸습니다. 이 로펌에서 암호화폐 및 사이버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스튜어트는 민간 법률회사로 옮겼지만, 이날 토론에서는 SEC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그는 코인베이스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판사가 SEC 개리 겐슬러 위원장과 SEC 소속 변호사들에게 큰 자신감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SEC가 암호화폐 공간에서 규제 사례를 계속 추진할 수 있는 안정감을 제공할 것이다.”
# “리플 소송, 코인베이스 소송 대법원까지 갈 것”
스튜어트는 SEC가 시행 중인 규제 활동에 대한 업계의 불만과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그는 현재 진행 중인 리플 랩스, 코인베이스 등의 소송이 대법원까지 갈 수 있고, ‘코인=증권’ 이라는 겐슬러의 주장에 대한 명확한 해석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스튜어트의 말을 듣고 있던 다른 변호사가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베키 레티그 변호사는 폴리곤의 법률 대리인이기도 한데요. 최근 SEC가 유니스왑에 대해 제기한 소송은 2018년 디파이 업체 에테르델타에 제기한 것과 같다며 부당함을 지적했습니다.
로펌인 디엘엑스 로(DLx Law)의 루이스 코헨 변호사도 코인베이스 사건 주심 판사가 증권법을 잘못 적용했다며 스튜어트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 코인=증권 맞나?
패널 토론은 암호화폐 자체가 증권인지, 아니면 그 판매가 투자 계약인지, 근본적인 이슈를 놓고 공방을 벌였습니다.
스튜어트는 SEC의 최근 몇 년간의 입장을 명확히 하며, 기초 자산(underlying asset) 그 자체가 증권이 아니라 그 제안과 판매가 증권을 형성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레티그 변호사는 “그렇다면 무엇을 SEC에 등록해야 하죠?” 라며 마치 법정에서 반대 심문을 하듯 재차 질문했습니다.
스튜어트는 “토큰과 토큰 주변의 모든 것이 증권이죠. 당연히 모든 것을 등록할 수는 없지만, 토큰은 등록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코헨 변호사가 즉각 재반박에 나섰습니다. “토큰을 등록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포춘 크립토는 “변호사들 간의 양보 없는 이러한 논쟁은 업계와 SEC 간의 분열을 드러내며, 양측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히 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다” 고 말했습니다.
# 미국 변호사들에게 암호화폐 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
토론 분위기가 어색하다고 느낀 주최측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의 오미드 말레칸 부교수가 끼어들었습니다.
“패널들이 이처럼 복잡한 질문에 대해 논쟁하는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이날 토론은 어떻게 끝났을까요? 친밀감을 바탕으로, 결코 적대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마무리되었다고 합니다.
전직 SEC 팀장이면서 지금은 로펌에서 일하는 스튜어트는 “우리 변호사들은 모두 친구입니다” 라며 토론을 마쳤습니다.
변호사들에게 미국 암호화폐 시장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입니다. 대법원이 ‘코인=증권’ 을 명확히 하기 전까지 SEC는 암호화폐 기업들을 대상으로 끊임 없이 소송을 할 것이고, 변호사들은 천문학적인 수임료를 받게 될 것입니다.
변호사들은 의뢰인을 위해 일하는 것이지만, 이 상황이 나쁘지 않습니다. 그래서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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