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규모·방식 현재까지 불명확…일각선 “미사일 공격”
이란 “미사일 공격 없어…소형드론 3대 모두 격추”
이란, 내부선전 또는 확전우려에 피해 축소?…전문가 “아직 피해 몰라 그럴 수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이란 본토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두고 쌍방의 말이 엇갈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했다고 비공식적으로 배후를 자처하고 있으나 이란은 이렇다 할 공격이 없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고 있다.
다수 글로벌 매체는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오전 이란 이스파한주에 보복을 했다고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익명으로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공격을 시인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일부 매체는 미국 당국자를 인용, 이스라엘이 보복을 위해 이란에 미사일을 날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보복 표적은 이스파한 내 비행장 근처인 것으로만 전해질 뿐 피해 규모나 공격 방식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매체들은 주요 글로벌 미디어와 전혀 다른 얘기를 보도하고 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 등은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도시에 외국 공격이 전혀 없었고, 미사일 공격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프레스TV는 이스파한의 방공체계가 작동해 드론(무인기)을 요격했다고 설명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도 여러 드론이 격추되며 이스파한시에 폭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타스님 통신은 “이스파한이나 이란의 다른 어떤 곳에도 외국이 공격했다는 보고가 없다”는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이란 일부에서는 이스라엘군의 초라한 보복을 비꼬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왔다.
이란 우주국의 대변인 호세인 달리리안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이 보낸 드론이 3대라고 주장했다.
달리리안은 “저 사람들은 우리가 자폭드론과 미사일 500발을 쐈다고 하면서 소형드론 3대로 대응한다”며 “그것들도 모두 격추됐다”고 적었다.
이란 국영TV는 이란에 침투한 이들이 이스파한에서 소형 드론을 날렸다면서 공격이 국경 밖이 아닌 자국 내에서 이뤄졌다고 자국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 당국이 아직 공식적으로 입을 열지 않는 가운데 엇갈린 보도를 두고 여러 추측도 쏟아진다.
이스라엘 방송 채널12의 해설진은 이란 관영매체의 보도가 자국민용 선전이라며 구소련식 전체주의 체제를 방불케 한다고 주장했다.
아비 베나야후 전직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저 사람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타격에 대한 이란의 평가가 덜 이뤄졌을 가능성을 주목했다.
현재 이란 매체의 반응이 지나치게 온건하다는 점을 들어 이란 당국이 확전을 우려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란은 지난 13∼14일 이스라엘에 드론, 미사일 300여발을 발사한 직후에도 재보복이 없다면 추가 공격이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여러 채널을 통해 강조했다.
이란 매체들이 ‘아무 공격이 없었다’는 식으로 일단 보도하는 배경에도 ‘보복의 악순환’을 우려하는 이란 지도부의 경계심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이스라엘 일간지 예디오스 아로노스는 이날 공격이 이란 지도부가 참아낼 수 있고 새로운 긴장악화를 자제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누가 이번 공격을 단행했든지간에 그 표적은 추가 교전을 회피하기 위해 이란혁명수비대 공군시설로 설정됐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이달 1일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혁명수비대 간부 등을 죽였다.
이란은 그에 대한 보복으로 13∼14일 이스라엘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고 이스라엘은 이날 재보복을 단행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타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작년 1월에도 드론을 이용해 이스파한의 첨단무기 공장을 정밀 타격한 적이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관행적으로 이스라엘은 이란이나 시리아에서 자행되는 이 같은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지 않는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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