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코스피가 2550선까지 내려앉는 등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빚을 내 투자(빚투)하는 규모가 2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8일 기준 19조181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19조4102억원)보다 소폭 꺾였지만 지난달 14일 19조원대로 올라선 잔고는 줄곧 19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2일에는 연고가인 19조5327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9월27일(19조7029억원)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연초 17조원에 그쳤지만 증시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점점 불어나기 시작했다.
문제는 직전 주말 이란의 이스라엘 직접 공격으로 악재에 민감해진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고유가, 고환율에 휘청이기 시작한 증시는 지난 19일 이스라엘이 이란 시설에 미사일 보복 폭격을 단행하면서 코스피가 장중 2550선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럼에도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크게 줄어들지 않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이틀새 반대매매가 평소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투자자가 빌린 돈을 갚지 못하거나 신용거래 후 주가가 담보비율 아래로 떨어졌을 때 강제 매도에 나서는데 이를 반대매매라고 한다.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59억54000만원 정도였던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금액은 하루 뒤 172억3600만원으로 뛰었다. 다음날인 18일에도 100억원대를 이어갔다.
증권가에서는 중동 지역 안정이 게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정세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란이 또 다른 공격을 감행한다면 확전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향후 중동 정세의 추가 악화 여부는 미국 등 조율이 관건”이라며 “당분간 중동 지역 불안정성은 한 단계 상승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판단하며 이는 국제유가를 자극하고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를 지속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증시 업사이드는 여전히 크게 열려 있다고 보기 때문에 현재의 낮아진 지수 레벨대는 분명히 좋은 매수 기회”라면서도 “단기적인 위험 선호 심리가 완전히 회복된 상황은 아니며, 포트폴리오의 베타를 과도하게 높이기 보다는 일부 방어적인 포지션을 유지한 상태로 시장에 대응해야 하는 구간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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