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바라본 기존 자본 시장의 문제점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첫 번째는 중개자의 존재로 인한 비효율성입니다. 거래소나 증권사 등의 중개인이 투자자와 기업 사이에 껴있죠. 두 번째는 금융 사고의 가능성입니다. 옵션의 매수매도를 착각해서 입력하거나, 이자율을 잘못 입력하는 경우 등의 팻 핑거(Fat Finger)가 현대에도 비일비재하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은 보안 그리고 투명성의 문제입니다.
반면 기존의 자본 시장에서도 높은 변동성과 규제 플랫폼의 부족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극복하고자 나온 플랫폼이 바로 ‘증권형 플랫폼’입니다.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한국 기준으로는 상장예비심사, 공모 등의 까다로운 절차를 갖고 있는 IPO의 단점은 줄이고, ICO의 사기 가능성은 제거하는 것을 표방하는 STO(증권형 토큰 공개)도 이 플랫폼에서는 가능합니다. ICO와는 달리 적법하게 규제된 환경에서 이뤄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죠.
규제된 환경과 그에 따른 안전성은 갖추고 블록체인의 개방성과 혁신도 동시에 품은 증권형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나선 곳 중 하나는 세계 2위 증권거래소 미국 나스닥입니다.
암호화폐는 경제적 기능에 따라 유틸리티 토큰, 지불형 토큰, 증권형 토큰 등으로 분류됩니다. 유틸리티 토큰은 특정 상품을 이용하기 위해 사용되며, 지불형 토큰은 거래의 기능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같은 것이죠. 오늘의 주된 주제가 될 증권형 토큰은 기업의 미래 이익에 따라 배당을 받는 것으로, 마치 주식의 배당과 같은 성격을 가집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증권형 토큰을 발급하고 거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업들은 증권형 토큰 플랫폼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 토큰을 발행해 자본을 모금할 수도 있습니다. 나스닥의 증권형 플랫폼에 상장을 신청하는 회사들은 일반적인 증권 거래소 상장 시처럼 엄격한 규제 하에 철저한 요건 검토를 받게 됩니다.
나스닥 뿐만이 아닙니다. 조지 소로스가 투자한, 티제로(Tzero) 플랫폼은 월가의 모든 주식과 채권 거래가 가능한 블록체인 기반의 증권형 플랫폼입니다. 티제로는, 주식을 사고 팔면 거래일 2일 뒤 돈이 들어와서 T + 2 라는 숫자가 붙는데 그게 없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한 글로벌 쇼핑몰 오버스탁이 개발한 코인이고요. 세계 금융의 중심인 월가에서 모든 주식과 채권은 5년 안에 증권형 토큰으로 대체될 것이다라는 목표를 갖고 있는 이 플랫폼은 조지 소로스가 투자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조지소로스는 1992년 자신이 운용하는 퀀텀펀드를 통해 영국 파운드화를 집중 투매해 단숨에 10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기도 한데요. 조지 소로스가 티제로 개발사인 오버스탁의 3대 주주인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오늘 비트코이니스트의 기사에 따르면 베이스 코어도 성장 가치를 지닌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의 ‘가치’에 연동된 베이스코어 토큰을 만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베이스코어 플랫폼은 엑스칼리버 프로토콜을 통해 운영되는데, AML/KYC의 규제를 통과한 사람들만이 투자 환경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에어비앤비(airBnb) 같은 다른 IT자산들과 함께 움직이는 포트폴리오 자산의 성격에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과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가격 형성 시스템을 갖춰 투자기업이 너무 작아도, 커도 투자가 힘들어지는 기존의 투자 딜레마를 해소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엑스칼리버라고 불리는, 분산형 보안 토큰 교환이 가능한 전용 교환 프로토콜을 통해 이뤄집니다.
ICO의 부작용이 부각되면서 ‘기회’와 ‘사기’ 그 중간 어디쯤이라는 인식도 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 STO에 대한 관심 증가는 암호화폐의 ‘성숙’이라고도 풀이할 수 있을 겁니다. 미국 IT전문지 크런치베이스는 2018년 말까지 각각 10억 달러 이상의 자본 가치를 지닌 23개의 거대 스타트업이 IPO에 성공해 2016년과 2017년 전체 합계를 앞질렀다고 보도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 같은 공룡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은 자금 부족 등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베이스코어 측은 자사 플랫폼으로 예산에 관계 없는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하다는 비전을 제시한 상태입니다.
격변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한 가운데에 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지금 새로운 유니콘을 꿈꾸는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주고, 투자자들에게는 투명하고 공정한 부가가치 획득의 기회를 주는 일에 개방된, 투명한, 공정한 기회의 장을 열어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