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와 수요 둔화로 연이은 악재에 직면한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을 들여온 자율주행과 로보택시(무인택시)로 난관을 돌파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머스크 CEO의 로보택시 꿈이 테슬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최근의 주가 하락과 대규모 해고, 저가 전기차 출시 계획을 둘러싼 시장 혼란 등을 지적했다.
이미 시장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치는 인도량 수치를 내놓은 테슬라는 23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영업 이익이 40%가량 급감하고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248.48달러였던 주가는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47.05달러로 40.8% 급락했고, 테슬라는 최근 전체 인력의 10% 이상(1만4천명)을 줄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실제 해고 인원은 2만명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도이체방크의 에마뉘엘 로스너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하면서 목표주가를 189달러에서 123달러로 대폭 낮추기도 했다.
테슬라는 시장 경쟁 격화 속에 지난 주말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일부 차량 가격을 내렸고, 자율주행 장치인 ‘풀 셀프 드라이빙'(FSD) 가격도 인하했다. 이번 주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날 예정이었던 머스크 CEO는 인도 방문을 막판에 연기했다.
로이터통신이 테슬라가 저가 전기차 생산 계획을 폐기하고 자율주행 로보택시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뒤, 머스크 CEO는 기사 내용을 부정하면서 8월에 로보택시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머스크 CEO는 최근 ‘전시 CEO 모드’에 돌입했음을 시사했으며, 지난주에는 “자율주행을 향해 전속력으로 간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저가 모델 출시보다 자율주행 부문이 우선순위로 올라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머스크 CEO가 회사의 미래를 로보택시에 걸고 있지만, 테슬라 관련 익명 소식통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이러한 변화에 대해 불안하다고 평가했다.
로보택시 계획이 나온 지 적어도 8년이 지났지만 아직 그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고 도로 테스트를 위한 당국의 승인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스티브 만 애널리스트는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인내심을 잃고 있다”면서 “FSD와 로보택시에 대한 초기 선전은 시들해졌고 이제 추의 진자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테슬라가 머스크 CEO에게 지급하기로 한 560억달러(약 77조원) 보상안이 무효라고 델라웨어주 법원이 판결한 가운데, 테슬라는 6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보상안을 다시 투표 안건으로 올린다고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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