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코인 시장 ‘소문난 잔치’였던 비트코인 반감기가 끝난 후 알트장(알트코인 강세장)이 펼쳐졌다. 반감기 이후 상승장이 올 것이란 기대감이 투심을 부추긴 결과다. 반면에 잔치 주인공인 비트코인은 뚜렷한 상승 없이 잠잠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20일 오전 9시9분 반감기 도입을 마쳤다. 이번 반감기는 역사상 네 번째이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로는 처음이다.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주는 반감기는 4년에 한 번씩 자동으로 발생한다.
반감기는 공급 충격에 따라 긍정적 수급 효과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입증된 호재’로 간주한다. 특히 이번이 현물 ETF 시대에서 처음으로 맞은 반감기라 가격 상승 여부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결과적으로는 비트코인보다 알트코인이 먼저 후광을 누렸다. 반감기 도입 직후 주말 내내 밈코인과 AI코인 등 테마성이 짙은 알트코인들이 일제히 폭등한 것이다. ‘더 오르고 더 떨어지는’ 경향이 짙은 테마성 알트코인 특징이 이번 장세에서 더욱 드러났다.
이날 오전 11시 코인마켓캡 주간 상승률에 따르면 밈코인 대장주 시바이누는 18.81%, 페페는 13.31%, 플로키는 14.90%, 봉크는 29.30% 각각 올랐다. 다만 밈코인 시가총액 1위 도지코인은 0.77% 빠지며 홀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AI코인도 줄줄이 올랐다. 같은 시각 AI코인 대장주 니어프로토콜은 16.24%, 더그래프는 8.65%, 인젝티브는 12.29%, 페치는 10.44%, 싱귤래리티넷은 13.55%, 월드코인은 8.27% 각각 뛰었다.
알트코인이 먼저 반감기 상승효과를 누린 배경은 상대적으로 시총이 가벼운 영향이다. 반감기 이후 강세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유동성이 몰렸고, 그중 상승 여력이 높은 테마성 알트코인에 투심이 쏠리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또 앞서 반감기 직전 조정장에서 테마성 알트코인 낙폭이 유독 컸던 점도 투심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과거 반감기 때도 같은 논리로 알트장이 열린 바 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복수의 가상자산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투자자들은 그간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알트코인 시즌이 왔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는 한다”며 “알트코인 시즌은 비트코인 반감기가 끝난 뒤에야 온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알트장이 단기에 그칠 수 있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변동성이 높은 알트코인 특성상 장세가 급격히 반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데일리호들은 19일(현지시간) “알트코인의 장기적 성공은 투기 이상의 실질적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며 “이를 증명한 알트코인 프로젝트가 반감기 이후 환경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반감기 이후에도 9500만원대 머물며 관망세를 띠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감기발(發) 포모(FOMO,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두려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가격이 폭발할 수 있다고 봤다.
마크 유스코 모건 크릭 캐피털 창립자는 20일(현지시간) 데일리호들을 통해 “비트코인 공정가치는 반감기 이후 8만달러(1억1054만원)로 상승했다”며 “비트코인이 새로운 공정가치를 향해 상승하기 시작하면 포모 현상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구글 내 비트코인 검색 수치가 저조하다. 포모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며 “만약 사람들이 포모 현상으로 비트코인에 진입하고 기관 채택이 증가하면 다른 수준의 가격 상승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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