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이스라엘이 자국 영토를 공습한 이란을 상대로 더 광범위한 반격을 계획했지만 미국 등 동맹국들의 외교적 압력에 포기했다고 2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이스라엘 고위당국자들을 인용, 이스라엘이 당초 테헤란 인근 등 이란 전역의 여러 군사 목표물을 폭격하는 방안을 논의했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만약 이렇게 광범위하고 큰 피해를 유발하는 공격을 하면 이란도 맞대응하지 않고 넘어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재반격은 중동 지역 전체를 대규모 분쟁으로 몰아갈 가능성을 높인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영국, 독일 외무장관들은 확전을 막아야 한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류했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본토 피습 엿새 만인 지난 19일 군사 기지와 핵 시설이 있는 이란 중부 이스파한을 공습하면서 재보복을 했지만, 인명과 시설에 큰 피해를 주지 않는 제한적인 작전에 그쳤다. 이란도 대응을 자제했다.
이스라엘의 재보복 시점도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 다음 날인 14일로 잡았으나 친 이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해 막판에 이를 조정했다는 것이다.
또 이스라엘의 서방 동맹국들은 이스라엘에 아예 보복을 하지 말라고 압박했지만 나중에는 이런 기조에서 한발 물러나 이란의 체면을 구기지 않으면서 재반격을 유발하지 않는 제한적인 수준의 보복을 허용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에 이스라엘은 처음 계획보다 규모를 축소해 제한적인 수준의 반격을 했다.
이스라엘은 또 반격 당시 미사일보다 소형 무인기에 초점을 맞췄다.
이스라엘과 서방 관리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란 영공으로 전투기를 보내는 대신, 이란에서 서쪽에서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항공기에서 소수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은 또 이란 방공망을 교란하기 위해 쿼드콥터로 알려진 소형 공격 드론을 보냈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계산된 제한적인 공격은 지역 확전 가능성을 낮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 당국자들은 공격의 책임을 이스라엘에 돌리는 것을 피했고, 이스라엘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지 않은 것도 사태 확산 위험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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