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美증시·반도체주 회복세…이란 추가보복 자제에 확전 우려 완화
원/달러 환율도 점차 안정 기대…코스피 상승 출발 예상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국내 증시는 23일 중동 지정학적 위기의 완화와 미국 증시 반도체주의 반등에 힘입어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7.58포인트(1.45%) 오른 2,629.44로 마감해 지난주 말(19일) 낙폭(42.84포인트 -1.63%)을 거의 만회했다.
지난주 ASML과 TSMC의 부진한 실적과 업황 둔화 전망에 이어 엔비디아 주가 급락 여파로 반도체주가 부진했으나, 오랜만에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수혜주인 금융, 자동차주가 호조를 보이며 지수를 견인했다.
뉴욕 증시도 금주 첫날인 22일(현지시간) 주요 지수가 일제히 오르며 국내 증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각각 0.67%, 0.87%, 1.11%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재보복에 맞서 추가 보복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중동발 위기가 점차 진정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물러난 결과로 풀이된다.
‘공포지수’로도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도 10%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주 대형 기술주들이 대거 조정을 받은 뒤 유입된 저가 매수세도 지수를 끌어올렸다.
지난 19일 하루 만에 10% 하락하며 반도체주에 충격을 준 엔비디아는 22일에는 4.4% 상승했다.
국내 투자환경도 금주 들어 우호적 요인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 21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배당소득을 분리과세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보험은 7.39%, 금융은 5.20%, 증권업은 4.14% 상승하는 등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관투자자는 한 달여 만에 최대 규모인 7천8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하며 반등 장세를 주도했다.
전날 관세청이 발표한 4월 1~20일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가운데 주력 업종인 반도체의 증가세는 43%에 달했고, 자동차 수출도 12.8% 증가했다.
수출 지표 호조에 따라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주 1,400원을 넘나들던 원/달러 환율은 1,380원대에서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가 0.4~0.7%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 증시 반등에 따른 투심 개선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어제 9천억원에 가까운 외국인 순매도가 집중된 반도체에 대한 ‘바이백’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효과에 대해선 전날 금융업종의 상승세를 언급하면서도 “외국인 순매수 유입 강도가 지난 1월 정책 발표 당시보다 강하지는 않아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짚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국내 증시의 상승 출발을 예상하고 전날 외국인 수급 이탈이 있었던 반도체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관측했다.
한 연구원은 “아직 상승 추세 복귀를 자신하기엔 고려해야 할 이벤트들이 있다”면서도 “한국과 미국 증시 모두 하방 경직성은 양호한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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