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거래소는 왜 해외로 눈을 돌리는가?
– 해외 거래소들의 한국 러시
– 뒷짐 진 정부에 한국은 기회 놓친다
[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미국, 싱가포르, 몰타. 이들 국가는 대한민국 토종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해외진출 교두보로 삼은 장소다. 한국도 거래소 교두보의 역할을 한다. 오케이코인, 후오비, 게이트아이오 등이 그렇다. 이처럼 거래소가 글로벌 무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모호한 정부태도로 국내 거래소가 국가 경쟁력에서 뒤쳐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국내 거래소는 왜 해외로 눈을 돌리는가?
국내 대형 거래소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암호화폐 사업의 글로벌화로 수렴된다는 데 있다. 그 이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보이지 않는 규제’ 속에서 더 이상 기회를 찾기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빗썸은 1일 미국 현지 기업과 손잡고 증권형 거래소 설립을 알렸다. 빗썸 관계자는 국내 암호화폐 시장 침체가 해외진출의 이유냐는 질문에 대해 “영향력이 없지는 않다”면서 “미국은 국내와 달리 암화폐시장이 제도권으로 편입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에 진출한 것이 크다”고 설명했다.
업비트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업비트 관계자는 “국내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은 있다. 하지만 한국과 달리 싱가포르는 국가 차원에서 블록체인 산업을 적극 육성하려 한다는 것이 더 큰 이유”라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 선택했다”고 말했다.
◇ 해외 거래소들의 한국 러시
해외 거래소들의 한국행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한국에는 후오비, 오케이코인, 게이트아이오 등이 진출해있다.
한국 진출 이유로 ‘중요한 시장’이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 1월 암호화폐 폭등시기에 한국은 거래량과 금액에서 그 가치를 보여줬다는 것. 해외 거래소 관계자는 “1월 한국 시장은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시장이었다”면서 “업계는 그 잠재력을 높이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IT관련 인재들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한 관계자는 “한국은 IT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나라”라면서 “이 때문에 인재가 부족한 블록체인 시장에서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 뒷짐 진 정부에 한국은 기회 놓친다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는 국내 규제 상황의 모호함이 장애로 작용한다는 점에 대해 의견을 같이 했다. 국내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와 달리 해외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해 규제는 명확하거나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곳이 많다”면서 “한국에서는 기회를 찾기 어렵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해외 거래소들도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산업은 커 가는데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가 아쉽다”면서 IT시장의 초기 상황을 예로 들었다. 그는 “IT산업도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지만 정부가 초기에 지원을 해주지 않아 늦어졌다”면서 “블록체인 산업이 빠르게 성장해 글로벌 표준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은 아닌가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서비스 제공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은행이 계좌를 발급해 주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고 이로 인한 피해는 투자자가 본다는 주장이다. 오케이 코인코리아 관계자는 “법인계좌만으로 거래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거래소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로 인해 소비자는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이 지속되면 블록체인 업체들과 인재들이 해외로 다 나가 버릴 것”이라며 “심각한 국부 유출이며 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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