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미국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진보 성향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블록체인을 통해 모든 예산을 미국인들에게 공개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22일(현지시각) 미 정치 매체 더힐에 따르면 케네디 후보는 이날 미시간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미국의 모든 예산을 블록체인에 올려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24시간 내내 원하는 시간에 예산 전체 항목을 살펴볼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거래 내역이 기록된 공개 장부다. 금융 거래 장부를 모두에게 공개하는 기술인 셈이다.
케네디 후보는 미 국방부가 1980년대 변기 시트 설치에 개당 640달러(약 88만원), 2018년 교체 비용으로 개당 1만 달러(약 1380만원)를 각각 지출했다는 내용의 과거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우리 예산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3억 명이 감시하고, 누군가가 변기 시트를 위해 1만6000달러를 쓴다면 모두가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지출에 관한 회계는 정부가 납세자가 낸 세금을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 더 높은 투명성과 책임감을 부여하겠지만, 모든 정부 거래를 블록체인에 올리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더힐은 지적했다.
연방 지출은 법률 제정을 통해서도 통제되며 연방 부처는 별도의 정부 감시 기관으로부터 감사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케네디 후보는 자신이 친 암호화폐 후보라고 어필해 왔다.
그는 디지털 자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선거 기부금으로 비트코인을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비트코인으로 미국 정부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케네디 후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진 디지털 달러인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여러 공화당 의원처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연준이 CBDC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이에 대해 전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케네디 후보는 최근 미 대선 다자대결 구도에서 10%가 넘는 지지율로 대선 판세를 뒤흔드는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NBC방송이 21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11월 대선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외 케네디 후보, 흑인 사회 운동가 코넬 웨스트, 녹색당 질 스타인 5자 대결로 실시될 경우 누구를 지지할지 묻는 말에 바이든은 39%로 트럼프(37%)에 앞섰다. 케네디는 13%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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