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베네수엘라의 국영 석유 회사(PDVSA)가 자국의 석유 및 가스 산업을 겨냥한 미국의 제재 강화에 대응해 석유 거래를 암호화폐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PDVSA는 지난해부터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를 석유 수출에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4년 1분기 말까지 많은 현물 거래를 USDT로 선결제하는 방식으로 이미 전환했으며, 현재 신규 고객에게는 디지털 지갑을 통한 결제를 의무화하고 있다.
한 트레이더는 “PDVSA가 요구하는 USDT 거래는 트레이더의 규제 요건을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중개업체와 협력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략적 움직임은 지난주 베네수엘라의 석유 및 가스 산업에 대한 제재를 다시 부과하기로 한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에 이어 나온 것이다.
이번 제재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2023년 10월 바베이도스에서 체결한 합의 조건을 준수하지 않은 후 베네수엘라가 2024년에 경쟁적인 대선을 치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시 도입됐다.
마두로 정부는 유력한 야당 후보였던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후보 자격을 박탈하는 등 정적에 대한 탄압을 강화했다.
한편 USDT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기 위한 가장 인기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됐다. 미국 재무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USDT를 포함한 대체 결제 수단으로 더 많이 전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