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비트코인이 잇달아 터진 악재에 3% 급락했다. 전날 9600만원대 거래되다 9300만원대로 ‘뚝’ 떨어진 것이다. 마운트곡스(마곡) 상환 임박 소식과 GBTC 순유출 증가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25일 오전 8시4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1.05% 하락한 9329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2.57% 빠진 9358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3.31% 밀린 6만4262달러를 나타냈다.
이더리움 낙폭은 더 컸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1.81% 빠진 456만원을, 업비트에서는 1.95% 하락한 457만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는 2.51% 떨어진 3137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인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이다. 시가총액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김치프리미엄은 전날에 이어 5%대를 이어갔다. 김치프리미엄은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8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5.71%다.
이날 하락세는 전날 터진 마운트곡스 리스크에서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마운트곡스가 최근 채권자들에게 반환될 가상자산 규모와 반환 날짜 등을 처음으로 공지하면서 상환 절차가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른바 ‘마곡’으로 불리는 마운트곡스는 2010년 설립 당시 비트코인 거래 점유율 70%를 차지한 만큼 세계 최대 거래소로 유명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해킹으로 전체 비트코인 발행량의 4%에 달하는 비트코인 85만개를 잃고 파산했다.
이후 가상자산 업계는 마운트곡스가 상환을 시작하면 시장이 크게 출렁일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상환 물량이 매도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에서다. 현재 예상되는 상환 물량만 비트코인 13조원어치다.
글로벌 가상자산 분석업체 K33은 23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13조원 규모의 마운트곡스 상환 물량은 비트코인 가격에 부정적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며 “이르면 내달부터 반환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GBTC의 순유출 규모가 대폭 증가한 것도 낙폭을 키웠다. GBTC는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다.
24일(현지시간) 파사이드 인베스터에 따르면 이날 GBTC에서는 전일 대비 94.9% 증가한 1억3040만달러(1793억원)가 순유출됐다. GBTC의 순유출이 1억달러를 넘긴 것은 5거래일 만이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72점을 기록하며 ‘탐욕(Greed)’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72·탐욕)과 동일한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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