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엔화 가치가 25일 다시 3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도쿄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155.73엔까지 올랐다.
전날 밤 런던 외환시장에서 그동안 시장 일각에서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55엔선을 넘어선 뒤에도 엔화 약세가 멈추지 않는 양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관측이 후퇴하면서 미일 양국 금리차가 부각된 데 따라 시장에서 엔을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이날 참의원(상원) 재정금융위원회에서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는 생각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며 “현 국면에서 많이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당국 개입에 대한 시장 경계감은 강하다고 전했다.
엔/달러 환율은 올해 1월 2일만 해도 1달러당 140엔 수준이었으나 가파르게 우상향 기조를 보여왔으며, 최근에는 1990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 환경에 따라서는 1달러당 160엔선까지 엔화 가치가 추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무성 출신으로 현재 JP모건체이스에서 일하고 있는 다나세 쥰야(棚瀬順哉) 외환전략가는 닛케이에 “연준의 금융정책에 따라 (1달러당) 160엔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며 당국의 시장 개입 여부에는 “특정 수준보다 환율변화 속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본 증시도 급락세를 보였다.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2.16% 하락한 37,628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기업 메타가 24일(현지시간)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 전망을 내놓자 약세 심리가 퍼졌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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