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최근 범위 내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비트코인이 내주 미국 재무부의 분기 재융자 발표(quarterly refinancing announcement: QRA)를 계기로 강세 행진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코인데스크가 26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미국 재무부가 향후 3개월간 차입 필요를 상세히 설명하고 동시에 재무부일반계정(TGA)의 잔액을 공개하는 분기 재융자 발표는 5월 1일로 예정돼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기록적인 부채,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상황에서 재무부의 QRA는 매우 중요한 이벤트로 간주된다.
국채 발행 계획은 수익률 채널을 통해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채권 발행 또는 공급 증가는 채권 가격을 떨어뜨리고 소위 무위험 금리인 채권 수익률을 상승시켜 금융 시장에서의 위험 감수를 억제한다. 이에 비해 발행량 감소는 반대 현상, 즉 위험 추구 성향 강화로 이어진다.
재무부는 지난 1월 29일 발표에서 2분기 순 차입 규모를 2020억 달러, 그리고 TGA 현금 잔고를 7500억 달러로 예측했다. 이는 1분기의 7600억 달러 순 차입 대비 크게 감소한 수치다. 2분기에는 대개 정부의 세입 증가로 인해 자금 조달 필요가 줄어든다.
삭소뱅크에 따르면, 내주 QRA는 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별 총 발행액이 줄어든 수치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로 인해 금융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삭소뱅크의 채권 전략 책임자 알테아 스피노찌는 QRA 전망에서 “다가오는 고지서와 쿠폰 상환, 그리고 재무부의 가장 최근 파이낸싱 추정치를 고려할 때, 미국의 시장성을 지닌 재무증권의 총 발행량은 2022년 2분기 이후 처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스피노찌에 따르면, 만약 QRA가 TGA 목표를 현재의 7500억 달러 또는 그 이하로 유지한다면, 이는 (지금과 비교해) 변화가 없거나 아니면 더 많은 자금을 경제에 투입, 경제활동을 촉진할 것임을 암시한다. 그렇게 되면 주식과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와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강세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국채 발행 규모가 예상치에 부합되더라도 TGA 목표를 상향 조정한다면, 정부가 더 많은 현금을 보유하려는 의도를 지닌 것으로 해석돼 위험자산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같은 논리를 적용할 때 재무부의 3분기 국채 발행 규모가 줄거나 TGA 목표가 하향 조정될 경우 위험자산으로 간주되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도 긍정적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 시간 26일 오후 1시 44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6만3819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09% 하락했다. 이날 장중 저점은 6만3322.40 달러로 기록됐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14일 7만3750.07 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조정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