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코스피가 2500선까지 밀리며 연초 수준으로 회귀했지만,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수익률은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소폭 뒷걸음질친 가운데 SK하이닉스를 비롯해 현대차, 기아, KB금융 등 저PBR(순자산비율) 기업들이 시장 대비 높은 주가 상승률을 거뒀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POSCO홀딩스 등 2차전지 기업들은 올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피는 2655.28에서 2656.33으로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올해 첫 거래일 2660선에서 출발한 지수는 1월 중순 2430선까지 밀려나며 내리막을 탔지만 이를 기점으로 우상향 흐름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26에는 2770선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이란 간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기세가 꺾였고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지수가 제자리걸음을 걸으면서 시총 상위 10개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 또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시총 톱 10의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955조3239억원에서 전날 기준 약 960조9590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다만 개별 종목만 놓고 보면 성적표가 명확하게 엇갈렸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올 들어 7만8500원에서 7만6700원으로 내리막을 탔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달 말 ‘8만전자’에 등극하며 2021년 12월 이후 2년3개월여 만에 8만원을 넘어섰지만 지수 하락과 함께 상승분을 빠르게 토해냈다. 시가총액 역시 468조6279억원에서 457조8823억원으로 10조7456억원 감소했다.
반면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해 14만1500원에서 17만7800원으로 25% 넘게 뛰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 점유율 1위 지위를 바탕으로 AI(인공지능) 열풍에 대한 수혜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SK하이닉스의 시총은 올해에만 103조123억원에서 129조4388억원으로 26조4265억원이 불어났다.
현대차와 기아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 기대감에 저PBR 업종으로 자동차가 주목을 받으며 주가에 불이 붙었다. 현대차와 기와의 주가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각각 22.60%, 18.20% 상승했다. 또다른 저PBR주인 KB금융 역시 올해에만 40% 넘게 급등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등 2차전지 기업들의 낙폭은 상당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시총 100조원대가 무너졌다. 지난해 말만 해도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100조350억원을 가리켰지만, 전날 기준으로는 87조48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POSCO홀딩스 역시 올 들어 주가가 21.02% 급락했다.
이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76만원에서 77만원으로 제자리 수준에서 움직였고, 셀트리온과 네이버(NAVER) 주가는 올 들어 각각 12.36% 18.97% 내렸다.
종목별 수익률이 엇갈리면서 시총 순위도 일부 조정됐다. 1위부터 5위까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가 굳건히 자리를 지켰지만, 기존 6위였던 POSCO홀딩스는 기아, 셀트리온 등에 밀려 8위까지 하락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말 시총 9위에서 10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시총 17위에 불과했지만 저PBR주 투자 열풍에 9위로 8계단 점프했다. 지난해 말 시총 10위에 걸쳤던 LG화학은 13위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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