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지연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400원을 치솟는 등 달러 강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서 환율 변동에 따라 손익이 나는 환노출형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삼성자산운용의 미국 S&P500지수를 추종하는 환노출형 ETF ‘KODEX 미국S&P500TR’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2.47%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환헤지형 ETF인 KODEX 미국S&P500(H)(5.11%) 보다 7.36%포인트 이상 높았습니다.
같은 투자종목을 담은 ETF인데 수익률이 차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해외주식형 ETF는 국내와 달리 환율 변동에 고스란히 노출됩니다. 지금과 같은 고환율 시대에는 환헤지 여부에 따라 펀드 수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습니다.
먼저 환노출형 ETF는 환율 변동에 그대로 노출시키는 상품으로 환율의 등락이 수익률로 직결됩니다. 환노출 펀드는 펀드명 끝에 언헤지를(unhedged)를 의미하는 ‘(UH)’를 표시하거나 아예 생략하기도 합니다.
환노출형 ETF를 매수할 경우 기초자산 가격 뿐만 아니라 환차익과 환차손까지 상품 가격에 모두 반영됩니다. 예를 들어 1달러당 환율이 1000원일 때 1000만원을 ETF에 투자했는데 매도시점 수익률이 0%에 환율 변동이 없으면 1000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달러당 환율이 900원으로 내려가면 900만원을, 환율이 1100원으로 올라가면 1100만원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달러 강세)할 때는 환노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겠죠. 환차익으로 인해 ETF 수익률도 같이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때는 환헤지 상품에 투자해야 환차손 위험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환헤지 ETF는 투자시 환율 변화에 따르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환변동 효과를 없애는 펀드를 말합니다. 환헤지형은 펀드명 끝에 ‘(H)’가 붙습니다. 환율을 고정시켜 자산의 주가에 따라서만 움직입니다.
다만 환헤지를 하는 데 비용이 발생해 장기투자를 할 때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국내 투자자가 원화를 달러로 바꿔 미국에 투자하고, 1년 뒤 현재 환율로 달러를 원화화하기 위해 일정 수수료를 내는 셈입니다.
장기투자 관점에서 볼 때 일반적으로 환헤지 보다는 환노출이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또 선진국은 환율에 대한 노출(UH), 신흥개발도상국은 환율에 대한 방어(H)가 유리하다고 말합니다. 또 현재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추가적인 상승 여력 가능성이 낮아 단기적으로 환헤지 상품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환율이 요동치는 시기에는 환헤지와 환노출 여부를 잘 살펴보고 환노출형과 환헤지 상품을 적절히 분배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바랍니다.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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