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 Myeong기자] 비트코인을 NFT처럼 쓸 수 있게 하는 ‘룬(Runes)’에 커뮤니티의 주목과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Runes는 비트코인에서 대체불가토큰(NFT)를 발행할 수 있게 한 ‘오디널스(Ordinals)’의 창시자 케이시 로더머(Casey Rodarmor)가 제안한 프로토콜로 BRC-20을 개선 하는 것이다.
룬을 이해하려면 먼저 오디널스와 BRC-20의 구조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오디널스(Ordinals)란?
오디널스는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 출신인 ‘캐이시 로더머’가 2023년 1월 비트코인의 스크립트를 응용해 만든 프로토콜로, 비트코인의 최소 거래 단위인 사토시(1sat=0.00000001BTC)에 임의의 데이터를 새겨 넣어 개별 추적 및 전송이 가능하도록 했다. 오디널스를 통해 사용자는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 개발 코드 등 다양한 데이터를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직접 저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디널스의 시작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주요 업그레이드 2017년 SegWit(Segregated Witness) 업그레이드와 2021년 탭루트(Taproot) 업그레이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두 차례 업그레이드로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대량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게 함으로써 비트코인도 스마트계약 기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오디널스의 핵심…인스크립션(Inscription)이란?
오디널스는 이더리움과는 달리 인스크립션(Inscription, 비문 혹은 각인)이란 방식을 통해 NFT를 만든다. 인스크립션은 오디널스 및 BRC-20에서 사용되는 방식으로 비트코인 트랜잭션의 위트니스 필드(서명란)에 JSON(JavaScript Object Notation) 형식의 텍스트 파일(데이터)을 작성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인스크립션이란 사토시에 특정 정보를 각인하는 것이며 각인된 사토시는 다른 토큰처럼 거래할 수 있다.
#오디널스와 NFT의 차이
오디널스(Ordinals)와 NFT (Non-Fungible Tokens)는 모두 디지털 자산을 발행한다는 점이 같지만 사용되는 블록체인과 제작 방법은 다르다.
NFT는 주로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BNB 체인과 같은 스마트 계약 플랫폼에서 생성되며 NFT를 만들기 위해 ERC-721 및 ERC-1155와 같은 특정 토큰 표준을 사용한다. 또한 NFT가 나타내는 내용이나 이미지 등의 데이터는 블록체인 외부인 IPFS 등의 플랫폼에서 호스팅된다.
반면 오디널스는 비트코인의 데이터 공간을 사용하여 이름, 설명, 소유자 정보, JPEG 파일 등의 데이터를 직접 각인한다. 사토시당 최대 40바이트의 제한은 있지만, 오디널스는 비트코인 블록체인 고유의 보안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주장한다.
#오디널스에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한 BRC-20
오디널스에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한 것은 BRC-20다. BRC-20은 온체인 데이터 개발자 Domo(@domodata)가 2023년 3월에 제안한 ‘비트코인 토큰 표준’이다. BRC-20은 오디널스 프로토콜을 통해 비트코인의 최소 단위인 사토시에 특정 데이터를 인스크립션(각인)해 대체가능토큰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이름은 이더리움의 토큰 표준 ‘ERC-20’과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BRC-20은 스마트 계약 기능이 없다. 그러나 비트코인 생태계에도 밈 토큰과 같은 대체 가능 토큰 시장이 열렸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크다.
출시 후 3개월 만에 BRC-20 토큰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으며 시가총액은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다. 비트코인 데이터 공간에 미사용 트랜잭션 출력(UTXO)이 과도하게 생성되어 네트워크 정체가 빈번해졌다. UTXO는 거래 후 남은 소액의 BTC(혹은 데이터)로, 현금 구매 후 남은 자투리 돈과 비슷하다.
#BRC-20를 개선한 프로토콜 ‘룬(RUNES)’
케이시 로더머는 오디널스 개발 당시 대체가능토큰을 염두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BRC-20 등장으로 네트워크 혼잡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자 직접 표준을 만드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룬 프로토콜을 제안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BRC-20에서는 대체 가능한 토큰을 생성하고 발행하는 과정에서 잉여 정크 UTXO가 생성된다는 문제가 있다. 그 결과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비대해지고 이로 인해 네트워크가 정체된다. 반면, 룬 프로토콜은 온체인 데이터 저장을 위한 비트코인 고유의 기능을 활용한다. 이 접근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은 정크UTXO의 발생을 최소화한다.
또한 주소(월렛)잔액 관리 방식의 경우 BRC-20이 이더리움과 마찬가지로 주소에 직접 기록하는 계정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 룬은 UTXO(Unspent Transaction Output=미사용 트랜잭션 출력)에 기록한다. 안쓰는 자투리 공간(돈, 데이터)을 활용하니 네트워크 정체도 완화할 수 있다.
로더머는 BRC-20나 ERC-20 등이 오프 체인의 데이터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 것에 대해서도 룬은 온 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에 UTXO 모델이 우수하고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이 밖에 그가 주장하는 룬프로토콜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 정크 UTXO 생성을 억제
- 오프체인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음
- 추가 네이티브 토큰이 필요하지 않음
- 라이트닝 네트워크 지원
- UTXO에 데이터가 숨겨져 프라이버시 향상
#룬에 대한 기대와 전망
룬 데이터를 집계하는 runealpha.xyz에 따르면 출시 후 열흘도 안돼 6,500을 넘는 룬들이 발행됐다. 현재 가장 인기있는 룬 토큰은 ‘DOG’로 시가총액이 4억 달러로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룬 인기에 채굴자들의 수수료 이익도 상승하고 있다. 가상화폐 데이터 플랫폼 듄(Dune)은 룬의 거래량이 비트코인 전체 거래량의 57%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수료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수료 상승은 반감기에 따른 수익 감소로 어려워진 채굴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비트코인 리서치 기관 더 비트코인 레이어는 “채굴자 블록 수익 전체에서 차지하는 수수료 비율은 지난 최고 75%에 달했다”고 했다.
비트코인 생태계 역시 빠르게 확장될 전망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 템플턴은 룬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룬이 대체 가능한 토큰 분야에서 이더리움 과 솔라나와 의 차이를 메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비트코인의 대체가능토큰 시장은 ETH나 SOL에 비해 매우 작은데 보다 효율적인 토큰 표준(Runes)을 계기로 비트코인도 2차 생태계 확장에 동력을 얻게 됐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하는 생태계 확대를 위해서는 널리 채택되는 토큰 표준이 필수다. 오디널스가 비트코인의 NFT 시장에 일으킨 돌풍을 일으킨 것처럼 룬이 비트코인 대체토큰 시장과 디파이에 활력을 불어넣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