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비트코인이 두 달여 만에 최저점인 8800만원대까지 후퇴했다가 9100만원대로 반등했다. 비트코인 큰손으로 불리는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회장의 매입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이날 시작될 홍콩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에 대한 기대감도 투심을 부추겼다.
30일 오전 8시4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2.13% 오른 914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1.01% 상승한 9144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1.24% 뛴 6만3857달러를 나타냈다.
이더리움은 횡보세를 이어갔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1.77% 오른 460만원을, 업비트에서는 1.62% 하락한 460만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는 1.41% 떨어진 3215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인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이다. 시가총액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김치프리미엄은 3%대로 떨어졌다. 김치프리미엄은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2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3.55%다.
이날 반등세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추가 매입 소식이 견인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이자 글로벌 주요 기업이 최근 하락장에도 불구하고 매수에 나서자 투자자들이 ‘저점매수 기회’로 인식한 효과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단일 기업 기준으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곳이기도 하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회장은 30일(현지시간) X를 통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이달에 비트코인 122개(107억원 규모)를 추가로 매입했다”고 밝혔다. 회사가 현재 보유한 비트코인 개수는 21만4400개다.
앞서 세일러 회장은 지난 2월 말 비트코인 폭등으로 인해 사흘간 약 1조원을 번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 역시 사흘 만에 약 40% 가까이 폭등했다.
백훈종 샌드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같이 영업 이익과 채권 발행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기업이 나오는 것은 다음 가상자산 랠리를 이끌 이벤트”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홍콩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첫날 기록이 미국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감도 투심을 개선시켰다. 홍콩 현물 ETF는 이날 첫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포사이트뉴스에 따르면 홍콩 ETF 발행사인 차이나애셋매니지먼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홍콩에서 최초로 거래되는 가상자산 현물 ETF 거래량은 미국의 첫날 거래량(1.25억 달러)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미국과 달리 현물·현금 상환을 모두 허용한다. 덕분에 이번 청약에 비트코인 채굴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며 “이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비트코인 물량을 활용해 홍콩에서 직접 가상자산 현물 ETF를 구매할 수 있다. 홍콩 ETF는 미국과 거래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또 다른 수요층을 흡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67점을 기록하며 ‘탐욕(Greed)’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67·탐욕)과 동일한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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