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만성 특파원] 비트코인 초기 투자자로 유명한 로저 버가 지난 수개월간 자신과 불협화음을 일으킨 컴퓨터 과학자 크레이그 라이트를 더는 믿을 수 없게 됐다고 솔직히 밝혔다.
버는 암호화폐 지갑과 비트코인 캐시 채굴 풀을 관리하는 비트코인닷컴 소유주다. 반면 라이트는 지난 2015년부터 줄곧 자신이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 나카토모라고 주장해온 호주 출신 컴퓨터 과학자다. 이 둘은 지난 수년간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라이트가 운영하는 엔체인(nChain)이 비트코인 캐시 소프트웨어 비트코인SV를 개발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버가 라이트의 SV가 아닌 비트코인ABC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후 둘의 관계가 틀어졌다.
버는 비트코인닷컴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을 통해 최근 라이트가 자신에게 보낸 이메일의 캡처 화면을 공개했다. 그는 “내가 속았다는 걸 인정하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아마 나는 (라이트에게) 속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버가 공개한 이메일 내용은 꽤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내용대로라면 라이트는 자신의 SV가 아닌 ABC를 지지한 버에게 욕설이 섞인 폭언을 쏟아냈다. 그는 버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ABC와 같은 편에 섰으니 당신은 나의 적이다. 지금은 이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곧 알게 될 것이다. 내가 사토시다. 당신은 보호를 받을 수도 있었다. 선택은 당신에게 달렸었다”고 말했다.
이에 버는 “크레이그(라이트)는 기술과 관련된 토론을 하는 걸 거부하고 있다”며, “나의 추축은 그가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본다. 나를 매우 의심스럽게 할 만한 일을 그동안 수없이 겪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라이트는 지난 2015년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했으나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그가 이에 대한 증거가 전혀 없다며 의심의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라이트코인 개발자 찰리 리는 라이트를 가리키며 “그는 사기꾼”이라고 잘라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