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 김동현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내수가 살아나고 있지만 고금리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내수가 예상보다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책금리 인하에 따른 내수 진작 효과가 나타나는데 시차가 있는 만큼 물가 안정과 연간 성장률이 2% 대 초중반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을 때 긴축 통화 정책에 대한 전환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함께 내놨다.
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내수 부진의 요인분석: 금리와 수출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내고 수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세가 지체되고 있는 상황과 수출이 내수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는 지 여부 등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선 먼저 수출의 지속적인 증가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내수를 확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기업의 이윤 증가가 임금 및 배당을 통해 가계 소득 증가로 이어지면서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경우 투자와 가계의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봤다. 고금리는 기업의 투자 기회비용을 상승시키며 투자 수요 위축 뿐 아니라 가계의 저축 유인을 높이며 소비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전제 아래 수출과 금리가 내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출 증가는 소비와 투자 증가로 이어지고 시간상으론 투자에 대한 영향이 즉각적으로 나타나지만 소비에 대한 영향은 오랜 기간 지속된다고 추정했다.
예를 들어 상품 수출이 1% 포인트(p) 증가하면 설비투자는 같은 분기에 0.36% 증가하고 2개 분기 후까지 영향이 지속된다. 민간 소비의 경우 1개 분기 이후 최대 0.07%p 상승한 뒤 3개 분기까지 영향이 지속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와 투자 영향에 대해선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투자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 소비도 감소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본격적인 효과는 3~4개 분기 이후부터 나타나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책금리가 1% 오르면 민간소비는 3개 분기 이후 최대 0.7%p 감소하고 이 영향이 소비가 감소한 시점부터 9개 분기까지 유의미하게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설비투자 감소는 3개 분기 이후 최대 2.9%p 감소하며 그 영향은 인상 후 8개 분기까지 유의미하게 지속된다고 보고서는 추정했다.
이를 우리 경제에 대입할 경우 지난해 상반기 수출 부진으로 인해 하반기에 예상보다 기업의 설비투자 등이 이뤄지지 않았고 그에 따른 여파가 소비로 번져 올해 상반기에도 내수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많다.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올 상반기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분기 수출이 회복된 상황에서도 누적된 금리 인상 효과로 인해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하반기 수출 상승세가 현재 내수에 반영되고 있으며 올 하반기 정책금리가 인하될 경우 그 효과는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화되면서 내수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미루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향후 금리정책의 내수 인플레이션에 대한 파급 시차를 감안해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수행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난해 이후 진행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안정 추세를 면밀히 분석해 어느 시점에 긴축 기조를 완화하는 것이 효과적일 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현재 물가가 안정화되고 있지만 불안요인이 있어서 물가 상승을 야기할 수 있는 모든 정책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해야 고금리 기조가 전환될 수 있고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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