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발표한 후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157엔대에서 갑자기 153엔대로 올랐다. 당국 개입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요미우리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을 종합하면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1일 오후 2시(미 동부시간) 달러 대비 엔화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발표 전 157엔 후반대에 거래됐다.

이후 FOMC 결과 발표 후인 오후 4시 급격한 엔화 강세가 진행되면서 달러 대비 엔화는 153엔대까지 뛰었다. 단번에 0.4엔의 엔고가 진행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일본은행이 엔을 매입하는 개입을 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요미우리는 “정부·일본은행이 이 타이밍에 엔 매입, 달러 매도 환율 개입을 실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간다 마사토(神田真人) 재무관은 2일 오전 기자들에게 환율 개입과 관련 “노 코멘트”라며 언급을 피했다.

한 은행의 시장부문 간부는 닛케이에 “일본 정부·일본은행에 의한 엔 매입 개입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9일 오전 10시30분께 달러 당 엔화 가치가 달러당 160엔대까지 급락한 후 수 시간 만에 154엔대 중반까지 급등한 바 있다. 일본 당국은 언급을 피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이 때에도 당국이 개입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이 간부는 29일 개입 후 다시 엔화 약세가 진행되면서 “(당국이) 다시 개입 기회를 살피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딜러는 엔화 강세가 진행된 시간 대에 “5조엔 정도 대규모 외환거래가 있었다”고 밝혔다.

한 시장 관계자는 공영 NHK에 “이 정도 엔고로 흔들릴 수 있는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일본은행에 의한 복면(覆面) 개입이 실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시장은 의심을 거듭하고 있다.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복면 개입이란 당국이 공표하지 않고 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유럽 헤지펀드 등 투기 세력 사이에서는 “만일 개입이 있었다고 한다면 미국 정부의 동의를 확실히 얻었다는 어필도 있다. 경시할 수 없다”, “FOMC 후에 이런 일이 될 것은 상정하지 않았다. 완전히 방심하고 있었다” 등 목소리가 나온다.

엔화 약세는 다시 진행되고 있다. 엔화 약세의 가장 큰 원인은 미일 간 금리 차이이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외환시장에서는 미일 금리 차이가 당분간 줄어들지 않는다는 견해가 많아 엔 매도 압력이 뿌리 깊다”고 풀이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2일 오전 9시 36분 달러 당 엔화는 155.88~155.90엔에 거래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인플레이션 둔화를 나타내는 지표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는 3일에는 미국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노동시장, 임금상승 압력 강화를 나타내는 결과가 나올 경우 엔화 약세는 더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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