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세계 최대 검색 엔진 업체인 구글의 운명을 가를 반독점 소송 재판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어떤 판결이 나올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판결 내용에 따라 전 세계 수십억명이 사용할 정도로 현대인의 생활과 직결된 검색 엔진 시장의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아마존과 애플, 메타 등 다른 빅테크(거대 기술기업)가 휘말린 유사 소송의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워싱턴DC 연방법원의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이날 구글 반독점 소송의 최후 변론 절차를 시작했다.

이틀간 진행되는 소송 당사자들의 최후 변론이 끝나면 이르면 향후 몇주 또는 늦어도 몇 달 안에 판결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이 소송은 미 법무부가 2020년 10월 구글이 미 검색 엔진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반독점법을 어겼다고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구글이 자사 검색 엔진이 애플과 삼성전자 등의 휴대전화, 웹브라우저에 기본으로 설정되는 대가로 수십억달러(수조원)를 지불했다는 것이 법무부의 주장이다.

이달 1일 공개된 재판 관련 문서에서는 구글이 자사 검색 엔진을 아이폰의 기본 설정으로 탑재하기 위해 2022년 애플에 200억 달러(약 27조5천억원)를 지급해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사실이 드러났다.

구글은 소비자가 최고의 검색 엔진을 경험할 수 있게 하려는 것으로, 소비자도 최고 제품을 선택했다고 반박해왔다.

이 소송은 1990년대 후반 미 정부가 윈도 운영체제로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이후 최대 규모 반독점 소송이다.

이에 따라 구글의 운명을 손에 쥔 메흐타 판사가 어떤 판결을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인도에서 태어난 메흐타 판사는 한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왔다. 조지타운대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하고 버지니아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소송 전문회사에서 일하다가 5년간 국선 변호사로 활동했다. 2014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연방판사로 임명됐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도 메흐타 판사와 같은 인도계다. 메흐타 판사는 이번 재판을 무작위 배당받았다.

그는 연방판사 재임 초기에 식품 유통 및 서비스 업계의 반독점 사건을 맡은 적이 있지만 이후 유사한 재판 경험은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한 재판은 노력과 준비에서 시작된다며 모른 관련 자료를 읽고 판례를 연구한다는 메흐타 판사가 어떤 판결을 내놓을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메흐타 판사가 구글이 독점력을 갖고 있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관련법을 어겼다고 판결할 경우 불법 행위 시정도 함께 명령할 수 있다.

구글이 애플 등 다른 업체와 맺은 기본 검색 엔진 설정 계약을 종료하거나 구글의 관련 부서 해체 등 사업 방식의 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

반면 구글이 반독점 혐의를 벗을 경우 시장 지배력을 지속할 수 있게 된다.

미 밴더빌트 로스쿨에서 반독점법을 연구하는 레베카 호 앨런스워스 교수는 구글 반독점 소송에 대해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반독점 재판이자 판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빌 베어 전 미 법무부 반독점국장은 재판 결과가 가치 있고 번창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에 어떤 행동이 공정한 게임인지 선을 정해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구글의 검색 엔진뿐만 아니라 애플의 앱스트어, 아마존의 마켓플레이스, 메타 등 반독점 문제에 직면한 모든 플랫폼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미 법무부는 지난달 애플이 아이폰 앱스토어에서만 앱을 내려받게 하고 타사 기기와 호환을 제한하고 있다며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는 등 주요 플랫폼에 칼을 겨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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