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가영 기자]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이목이 또다시 미국에 쏠린다. 미국 SEC가 비트코인 ETF 승인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그러나 암호화폐 초보 투자자, 즉 코린이들에게 ‘비트코인 ETF’는 그 영향력을 가늠하기 어려운 이슈다.
암호화폐 초보 투자자들을 위해 관련 이슈를 가장 쉽게 설명하는 ‘김가영의 코린이 가이드’에서 다룰 첫 번째 주제는 ‘비트코인 ETF 승인 재검토’다. 지난 화에 이어, 이번에는 비트코인 ETF가 왜 거부되고 있는지, 제도권에 진입하기 위해 비트코인 ETF 상품 출시 업체들이 어떤 변화를 시도하는지 알아본다.
SEC, 비트코인 ETF 왜 거부했나?
ETF는 쉽고 빠른 환매와 분산 투자를 통한 안정성이라는 장점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런데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서는 왜 비트코인 ETF를 거부하는 것일까?
SEC에서는 일관된 이유로 비트코인 ETF를 승인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변동성이 높은 암호화폐의 특징을 악용한 시세 조작 가능성과 투자자 보호다.
SEC는 윙클보스가 신청한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와 그 외 다른 자산운용사에서 신청한 9개의 비트코인 ETF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SEC의 임무는 사기나 시세 조작 행위를 막아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해외 시장에서 규제받지 않은 채로 대량 거래되고 있는 비트코인의 사기 및 시세 조작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비트코인 ETF가 기존 자본시장의 ETF 규정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벤처캐피탈 스카이메도우 파트너스의 한인수 대표는 “미국에서 ETF 승인은 절차상 비교적 간단하게 이루어지는데, 그 이유는 ETF에 투자하는 회사들이 모두 SEC의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따른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ETF는 기존 ETF 상품에서 다루어졌던 주식이나 증권, 채권과 성격이 다른, 말 그대로 ‘새로운’상품이다. 기존 ETF와 성격이 달라 승인 절차를 그대로 적용해도 될 것인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벤처캐피탈인 GBIC의 이신혜 대표 또한 “ETF가 승인된다는 것은 적법한 금융상품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기관과 개인 모두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러한 파급력을 고려하면 SEC가 비트코인 ETF 승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EC위원이 바뀌면 승인될지도
상품 자체보다는 승인 결정권을 가진 사람에 달린 문제일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암호화폐 관련 도서 ‘넥스트머니’ 저자인 이용재 자산운용사는 “현재 SEC의 위원은 5명인데, 그 중 의장인 제이 클레이튼은 비트코인 ETF에 부정적이다”라며 “나머지 네 명중 한 명은 신규로 들어왔고 다른 한 명은 곧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후임을 구하는 중인데, 어느 회사든 인수인계를 해야 하는 기간에는 큰 결정을 미룬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ETF의 경우 미래 핀테크와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인수인계로 바쁜 와중에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SEC가 비트코인 ETF 문제를 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상품 검토를 위해 관련 부처에서 1400개 정도의 코멘트를 얻고 있다. SEC의 신임 위원인 앨라드 로이즈먼(Elad Roisman)은 친암호화폐 인사인 점도 그렇다.
지난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를 지명했을 당시 미국 언론은 SEC 승인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기존 헤스터 M. 피어스(Hester M. Peirce) 위원 또한 ‘크립토 맘’이라고 불릴 정도로 비트코인 ETF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ETF 상품, 투자자 보호 위해 진화 中
지난 6월 승인을 거부당한 반에크와 솔리드X는 상품 설계를 바꿨다.
처음에는 비트코인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했지만, 이것을 현물로 바꾼 것이다. 또한 ETF 운용사가 비트코인을 실제로 보유하도록 했다. 암호화폐 분실이나 도난 사고가 일어나도 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도록 상품을 다시 설계했다.
반에크 솔리드X 비트코인 트러스트는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 결정일은 올해 12월 29일이며, 최종 결정 시한은 내년 2월 27일이다.
미국에서는 암호화폐 자율규제를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 8월 암호화폐 자율규제 단체인 가상상품협회(VCA,Virtual Commodity Association)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렉스, 비트플라이어, 비트스템프, 제미니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을 감독하고 산업 표준을 정립하겠다는 목적에서 창립됐다.
제미니 트러스트 컴퍼니의 리스크 책임자인 요셉 후세인(Yusuf Hussain)은 “”VCA는 규제 당국의 요청에 응답하는 여러 단계 중 첫 번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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