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가 1분기에 애플 주식 보유 비중을 줄인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6일(이하 현지시간) 버핏 회장에게 테슬라 투자를 권했다.
한 이용자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버핏 회장에게 “애플 주식을 팔고 테슬라를 매수하라”고 조언하자, 머스크 CEO는 “그가 테슬라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이는 명백한 움직임”이라고 답글을 달았다.
버크셔는 4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실적 공시를 통해 1분기에 들고 있던 애플 주식의 약 13%를 매도해 3월 말 기준 애플 주식 보유 규모가 1천354억달러(약 184조원)로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부진한 영향 등으로 올해 1분기 주가가 11% 하락했고, 시장에서는 버핏 회장이 애플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버핏 회장은 애플이 올해 말까지 계속 버크셔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게다가 버크셔는 이번에 현금성 자산 규모가 1분기 말 기준으로 역대 최고인 1천890억달러(약 257조원)를 기록했고 2분기 말 2천억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보유 현금을 쓰고 싶다면서도 “우리가 큰돈을 벌게 해주면서도 위험은 매우 적은 일을 하는 기업”을 찾기 전에는 섣불리 투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왜 새로운 투자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마음에 드는 투구에만 (방망이를) 휘두른다”고 답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말 한때 260달러를 넘겼던 테슬라 주가는 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와 수요 둔화 등의 여파로 지난달 138.8달러로 떨어지며 반토막이 났지만, 최근 자율주행과 로보택시(무인택시) 기대감 속에 184달러로 회복한 상태다.
다만 올해 1분기 인도량(판매량)이 작년 동기보다 8.5% 감소한 가운데, 주가가 기대감으로 오른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한편 버핏 회장이 이번 주주총회에서 자신이 현업을 떠난 뒤에는 후임으로 지명된 그렉 아벨이 버크셔의 모든 투자에 최종 결정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주주들이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고 미 CNBC방송이 보도했다.
버핏 회장은 “자금 배분을 그렉에게 맡길 것”이라면서 “그는 기업들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다. 기업을 잘 이해하면 보통주들에 대해서도 잘 이해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온다는 것이다.
글렌뷰신탁의 빌 스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해당 발언에 대해 “자금 배분과 주식 선정 업무 담당자가 나뉠 것이라는 관측에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버핏 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인도 경제에 많은 기회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인도 투자를 후임 경영진의 몫으로 남겨두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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