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인공지능(AI) 열풍과 이상기후 우려로 전력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구리 가격과 상장지수펀드(ETF)가 급등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구리 가격이 상승하면서 구리에 투자하는 ETF ‘TIGER 구리실물’은 지난 달에만 16.82%나 상승했다.
이 기간 ‘KODEX 구리선물(H)’과 ‘TIGER 금속선물(H)’도 각각 14.37%, 12.63%나 뛰었다.
이는 최근 전선의 주요 소재인 구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구리 선물 3개월물 가격은 1t당 장중 1만31.50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 4월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다.
시카고선물거래소(CME)에서 구리 선물은 지난 달 29일 파운드당 4.65달러를 넘어 2년 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있다.
이는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AI 열풍과 전기차, 데이터센터 등 전력 사용량이 많은 첨단 산업이 발전하면서 구리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제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구리는 경기 선행 지표로서 신뢰가 높아 ‘닥터코퍼(Dr. Copper·구리 박사)’로 불린다. 구리는 경기 사이클에 민감하게 반응해 구리 가격이 오르면 세계 경기회복 기대감도 높아진다.
특히 올 여름 6월부터 라니냐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구리 가격을 자극하고 있다. 겨울철 북반구 지역에 강추위가 시작되면 천연가스, 난방유 등 수요가 강해지면서 구리 가격도 오르게 된다.
구리 가격 급등으로 전선 관련주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LS는 이날 오전 10시38분 현재 전 거래일 보다 300원(0.21%) 오른 14만4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원전선도 2.64% 상승하고 있다.
증권가는 구조적으로 타이트한 공급 상황이 지속되면서 사상 최고치를 향한 구리 강세 랠리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광산 공급 축소와 중국 제련소 감산 등으로 구리 가격은 1t당 1만 달러에 육박했다”며 “구리 시장에서 AI 열풍을 더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등의 수요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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