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최근 ‘리스테이킹(Re-Staking)’이 인공지능(AI)과 현실세계자산(RWA)을 잇는 코인 업계 테마로 부상했다. 재스테이킹을 통해 추가 수익을 얻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면서다. 다만 자산 몰수 가능성 등 리스크가 뚜렷한 점도 함께 지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발표가 14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련 테마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더리움 리스테이킹이 대표적이다.
향후 업계 화두를 엿볼 수 있는 벤처캐피털(VC) 자금 방향 역시 이더리움 리스테이킹으로 쏠렸다. 더블록은 지난 4일(현지시간) “가상자산 VC 자금이 올해 40억달러(5조4540억원)로 늘어났다”며 “특히 이더리움 리스테이킹과 RWA 등 4개 영역에 투자를 늘렸다”고 밝혔다.
투자 금액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코인베이스 벤처스와 OKX 벤처스, 바이낸스 랩스 등 글로벌 대형 가상자산 VC들 모두 주요 이더리움 리스테이킹에 자금을 댄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이 올해 키워드로 주목한 이더리움 리스테이킹을 이해하려면 우선 스테이킹(Staking)을 먼저 알아야 한다.
스테이킹은 투자자가 가상자산을 일정 기간 예치하고, 그 대가로 가상자산을 보상받는 활동이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은행에서 예금 이자를 받는 것과 같이 일반적인 자산 증식 방식으로 인식돼 있다.
여기에 ‘다시’를 뜻하는 접두사 리(RE-)를 결합한 ‘리스테이킹’은 스테이킹의 발전 형태다. 기존 스테이킹을 통해 받은 보상 일부를 담보로 활용해 자동으로 재스테이킹하여 추가 보상을 창출한다. 자본 효율성에 중점을 둔 만큼 추가 수익 기회가 가장 큰 매력이다.
쟁글 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리스테이킹 분야는 더 스마트한 자산 관리 방법을 발견하고 블록체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사용자에게 보다 효율적인 자산 운용 방법을 제공할 뿐 아니라 블록체인 생태계 전반의 건강한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예치 금액만 22조…1400% 증가
대표 이더리움 리스테이킹 플랫폼 아이겐레이어는 이런 관심을 벌써 증명했다. 연초 대비 총 예치금액(TVL)이 1400% 가까이 뛴 것이다.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아이겐레이어는 TVL 163억달러(약 22조4777억원)를 기록했다. 올해 초 TVL 11억달러(약 1조5169억원)에 비하면 15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아이겐레이어 인기에 따라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밸리데이터(검증인) 수요 역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이더리움 네트워크 밸리데이터 대기열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3월 말까지 1만명 미만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아이겐레이어 등장 이후 이더리움 리스테이킹이 주목받으면서 해당 대기열은 2만명으로 증가했다.
또 지난달 10일 구글 클라우드와 코인베이스 등이 아이겐레이어 노드 운영자로 합류한 점 이를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아이겐레이어 자체 토큰인 아이겐(EIGEN)은 오는 10일 에어드랍이 예정돼 있다. 아이겐레이어는 에어드랍 시즌1에서 아이겐 토큰 물량 중 5% 할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렌조(REZ)도 대표 이더리움 리스테이킹 테마 코인이다. 렌조는 아이겐레이어에서 리스테이킹을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토콜로, 기존 이더리움 스테이킹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렌조는 현재 글로벌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 등에 상장돼 있다. 앞서 코인원에서는 지난 2일 200원대에 상장됐다가 2일 만에 348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74% 폭등한 수치다.
◆”자산 몰수 리스크는 주의해야”
뚜렷한 리스크도 리스테이킹의 특징이다.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슬래싱(자산 몰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리스테이킹을 한다면 리스크를 감안하고 추가 수익을 택하는 셈이란 진단도 나온다.
슬래싱은 스테이킹 과정에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해를 가할 경우 스테이킹한 가상자산의 일부를 몰수하는 기능이다.
쟁글 리서치는 “리스테이킹이 가져다주는 이점만큼이나 잠재적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며 “추가 슬래싱으로 인한 자산 손실 위험이 대표적”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자신의 목표와 위험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신중하게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며 “리스테이킹도 이러한 전략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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