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비트코인이 이틀 연속 2% 하락하며 8500만원까지 밀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연일 가상자산 시장에 강경한 모습을 보인 탓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당국자의 매파적 발언도 하락을 부추겼다.
9일 오전 8시4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2.23% 떨어진 8584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1.91% 하락한 8595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1.90% 빠진 6만1193달러를 나타냈다.
이더리움도 연일 하락 중이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1.53% 떨어진 417만원을, 업비트에서는 1.32% 하락한 417만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는 1.33% 빠진 2974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인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이다. 시가총액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김치프리미엄은 2%대로 내려왔다. 김치프리미엄은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5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2.88%다.
시장이 연일 위축된 것은 SEC가 이틀 연속 찬물을 끼얹은 탓이다. SEC가 이날 알트코인 대장주 리플을 상대로 과징금 20억달러(2조7300억원)를 요구하면서 투심을 약화시킨 것이다. 미국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 수위는 시장에 부담을 주는 요소다.
8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SEC는 과징금이 1000만달러(136억원)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리플 측 주장에 대해 “이는 손목을 때리는 벌칙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리플은 기관을 상대로 판매한 대가로 20억달러에 달하는 과징금을 지불해야 한다”며 “(낮은 금액의 과징금은) 다른 가상자산 발행사가 위법을 수익성 있는 행위로 여기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게리 겐슬러 의장도 전날 “가상자산 중 다수는 (미등록) 유가증권에 해당한다”며 시장을 압박한 바 있다.
금리 인하가 불투명한 상황도 계속되고 있다. 연준 당국자의 매파 발언이 지속해서 출몰하면서다.
연준의 대표적 매파 인사로 꼽히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올해 금리 경로에 대해 “2회 인하에 머무를 수도 있고, 0회 인하까지 갈 수도 있다”며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더 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55점을 기록하며 ‘탐욕(Greed)’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64·탐욕)보다 떨어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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