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 임소현 기자] 올해 1분기 나라살림 적자가 한 달새 두 배 넘는 75조원까지 불어났다. 지출은 늘고 국세수입이 2조원 넘게 덜 걷히면서 월별 집계를 시작한 2014년 이후 1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정부가 당초 예상한 올해 연간 적자 규모의 80%를 이미 넘어서고, 세수 확보에도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재정건전성에 적색등이 켜졌다.
기획재정부가 9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국세수입은 84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2000억원 줄었다. 국세수입은 지난해 10월 증가한 이후 11월과 12월 감소했다가 올해 1월 들어 다시 증가로 전환한 뒤 2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세수진도율은 23.1%로 지난해 25.3%보다 2.2%포인트(p) 낮다. 올해 정부가 예상한 세금 규모는 367조3000억원이지만 1분기에 4분의 1 수준을 넘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소득세는 7000억원 줄었고 법인세는 전년보다 5조5000억원 감소했다. 부가가치세는 소비 증가 등으로 3조7000억원 증가했다. 세외수입은 7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0억원 증가했으며 기금수입의 경우 보험료 수입 등의 증가로 전년동기 대비 4조2000억원 증가한 55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총수입은 전년보다 2조1000억원 증가한 147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수입 진도율은 전년보다 1.2%포인트(p) 하락한 24.1%였다. 정부가 올해 본예산을 편성할 때 걷힐 것으로 예상한 총수입 612조2000억원 중 24.1%가 3월말까지 걷혔다는 의미다.
총지출은 1년 전보다 25조4000억원 증가한 212조2000억원이었다. 신속집행 등 지출증가로 연간계획 252조9000억원 중 106조1000억원이 3월까지 집행되면서다. 집행률은 41.9%로 전년 동기 대비 7.8%p 늘었다. 총지출 진도율은 전년보다 1.7%p 상승한 32.3%였다.
한주희 기재부 재정건전성과장은 “1분기 신속집행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집행되면서 총지출이 늘었다”며 “지난해 3월 누계를 보면 86조6000억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106조1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64조7000억원 적자를 보였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수지(사보기금수지) 10조6000억원 흑자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75조3000억원 적자였다.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는 각각 전년보다 23조3000억원, 21조3000억원 악화됐다.
특히 관리재정수지는 지난 2월 누계까지만 해도 36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한달만에 적자 규모가 두배로 증가했다. 정부가 올해 연간 적자로 예상했던 규모의 82.2%에 달하는 수치다. 앞서 정부는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91조6000억원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주희 과장은 “관리재정수지 규모는 2014년 재정동향부터 월별 기준을 집계한 이후 3월 누계 기준으로 가장 큰 숫자”라며 “다만 관리재정수지는 월별 수입 및 지출 여건에 따라 등락하는 경우가 있어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예산 기준 91조6000억원 규모를 계획하고 있어서 작년과 같은 큰 이슈가 없다면 그 정도(계획 규모) 내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4월 국고채 발행 규모는 15조원이다. 최근 국고채 금리는 이란-이스라엘 간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 지연 우려에 따른 글로벌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1~4월 국고채 발행량은 63조4000억원으로 연간 총 발행한도의 40% 수준이다. 지난달 외국인 국고채 순투자는 만기도래 집중으로 순유입(3조9000억원)으로 전환했으며 외국인 국고채 보유비중은 전달과 동일한 21.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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