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챗GPT에 뒤처졌지만 아직 따라잡을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피차이 CEO는 8일(현지시간) 보도된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자신감 있는 태도로 “AI는 초기 단계라고 본다”며 “구글은 검색, 이메일, 브라우저에서도 처음은 아니었다”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피차이 CEO가 장기적인 시각으로 임하고 있으며, 승리를 거두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구글은 2016년부터 AI에 집중했으며 연구진들은 대규모 언어 모델을 사용한 대화형 검색의 핵심 기능 일부를 개발했지만 어쩌다 보니 챗봇 사업 주도권을 놓쳤다.
지난 2월엔 AI 모델 제미나이(Gemini)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출시했다가 미국 헌법 제정을 이끈 ‘건국의 아버지’들을 유색인종으로 제시하는 등의 오류가 발견돼 곤욕을 치렀다.
피차이 CEO는 “AI 모델을 바닥부터 시작해서 다시 훈련시키고 있다”며 몇주 내 재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 연례 개발자회의(I/O)에 앞서서 “검색 서비스의 가장 좋은 형태는 서술형 답변과 다른 웹사이트 링크의 결합일 것”이라고 말했다.
검색 광고는 알파벳 연간 수익 3천억달러(410조원)를 안겨주는 주요 분야다.
그는 또 “합성 콘텐츠 중에 실제를 파악하는 것이 앞으로 10년간 검색에서 주요 이슈일 것”이라고 말했다.
피차이 CEO는 합의를 중시하는 경영 스타일을 두고 너무 조심스럽다는 내부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회사 규모가 클수록 결정이 큰 영향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합의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지난달 이스라엘 정부와의 클라우드 계약에 항의하며 연좌 농성을 벌인 직원 수십명을 해고한 일에 관해선 “일상 업무에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의 혼란을 초래했다”며 “사안의 내용이 아니라 일이 진행된 방식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AI 시대 구글의 최대 경쟁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라고 지적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최근 구글 검색 반독점 재판에서 구글과 애플간 독점적 거래로 구글이 아이폰 기본 브라우저로 지정되면서 MS의 빙은 차단됐고, 구글이 검색 엔진을 잘 만들 수 있던 이유는 그런 거래를 통해 사용자 질문을 많이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피차이 CEO는 “다른 사람의 얘기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재판의 결과가 알파벳의 사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피차이 CEO가 이를 걱정하고 있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구글 직원들은 회사 실적 개선에 따른 보상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1분기 805억4천만 달러의 매출과 1.89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 총이익은 57% 증가했으며, 모두 시장 전망치 이상이다.
알파벳은 또 첫 배당을 발표하고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밝혔다. 그 덕에 시가총액은 2조달러를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직원들은 전체 회의에서 급여 인상 여부와 해고 등 비용 절감 조치 중단 시점에 관해 질의했다고 CNBC가 이날 보도했다.
회의에 참석한 루스 포랏 CFO는 “우리 우선순위는 성장에 투자하는 것인데 2년 전부터 비용이 수익보다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고 말했고 피차이 CEO는 “코로나19 때 너무 많이 고용했기 때문에 거기서부터 방향을 수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파벳 정규직원은 2022년 말 기준 약 19만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2%, 2년 전에 비해 40% 늘었다.
그는 “올해 상반기에 해고 작업을 대부분 마무리하겠지만 올해 내내 인원을 엄격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예전처럼 새로운 사업을 한다고 해서 바로 인력을 늘릴 수 없다는 것이다.
구글 대변인은 회사가 우선 사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해당 분야에서 계속 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대부분 직원의 임금이 오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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