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증시가 계속되는 실물경기 침체 우려에도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대표지수인 DAX는 전장보다 198.78포인트(1.08%) 오른 18,686.85로 거래를 마쳐 3월28일 기록한 종전 최고치 18,492.49를 경신했다.
DAX 지수는 최근 한 달간 3.3%, 올해 들어서는 11.4% 상승했다. 지난해 10월말 저점 대비 상승 폭은 27%를 넘는다.
독일 경제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0.5%로 2021년 1분기 -1.3%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1분기는 0.2%로 반등했으나 전문가들은 뚜렷한 경기 회복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독일 경제성장률은 2022년 2분기부터 0%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독일 경제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0.3%로 전망했다.
증시 고공행진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달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ECB 당국자들이 내달 금리인하를 강력히 시사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시장은 금리인하 시점보다 폭으로 관심을 옮기는 분위기다.
금리인하 기대감은 유로존 전체 시장을 끌어올리고 있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유로스톡스600은 이날 516.76으로 마감해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부 전문가는 독일 실물 경기가 이미 바닥을 찍었다고 해석한다. 대표적 경기 선행지표인 Ifo기업환경지수가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반등하는 등 회복 신호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독일 DZ방크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전체 경기 사이클은 1분기가 바닥이었다며 DAX지수가 올 연말까지 19,500, 앞으로 12개월 동안 20,00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업체 알리안츠 등 대형주가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점도 이같은 해석의 근거로 삼는다. 도이체방크는 유로스톡스600 지수에 포함된 상장업체의 61%가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ECB가 6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하는 바람에 증시에 이미 충분히 반영됐고 앞으로는 잘해야 횡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16개 은행 애널리스트의 올 연말 DAX지수 예측치는 평균 17,700를 밑돌았다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전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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