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연초 예상과 달리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미뤄지면서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무는 가운데, 시장 불확실성 고조로 향후 국채 금리 방향을 둘러싼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올해 들어 미 국채 금리를 가장 정확히 예측해온 전문가 가운데 바클리캐피털의 미 금리 전략 부문장 안술 프라단과 산탄데르US캐피털마켓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스탠리의 견해가 엇갈린다고 소개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급격한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지난해 말 시장의 일반적 예상이었는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 경제 지표도 탄탄하게 나오면서 이러한 관측은 힘을 잃은 상태다.
프라단과 스탠리는 시장 예상과 달리 1분기에 미 국채 금리가 오른 뒤 2분기까지 그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면서 기준금리도 동결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도 향후 흐름과 관련해서는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다.
프라단 전략가는 미 경제가 탄탄한 만큼 현재 4.5% 수준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지난해 10월 고점인 5%까지 다시 오를 수 있다고 본 반면, 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미 국채 시장이 고비를 넘겼고 연말까지 4%로 떨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프라단 전략가는 지난해 12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국채 금리가 내려갔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현재도 국채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이어 고용과 소비자지출 증가 사이의 선순환으로 경제가 탄탄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채 금리가 추가로 오를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2분기 말과 연말 10년물 국채 금리 수준을 4.3%와 4.35%로 제시했던 전망치를 지난달 수정, 각각 4.7%와 4.6%로 상향했다. 그러면서 이 금리가 5%로 뛰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시장 예상보다 훨씬 더 탄탄하고 인플레이션 진전은 대다수의 전망보다 느릴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11·12월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이러한 전망이 다소 위험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재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향해가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국채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연준이 정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지 않는 한, 전망을 조정할 필요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엔화 가치 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환율 방어를 위한 시장 개입 과정에서 미 국채 보유분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BOJ의 미 국채 보유분은 지난 8일 기준 106억 달러가량 감소한 2조9천5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일본 측이 연준의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잔고에 넣어둔 자금은 전주 대비 20억 달러가량 늘어난 3천620억 달러였다.
4월 말 기준 일본의 외환보유고는 1조1천400억 달러로 전월 대비 142억 달러 줄어들었으며, 이는 대외증권 보유분이 170억 달러 줄어든 9천780억 달러를 기록한 데 따른 것이었다.
일본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블룸버그는 자체 분석 결과 지난주 9조엔가량이 환율 방어에 쓰였으며 이는 2022년 가을 당시의 개입 규모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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