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기대 인플레이션 각각 3.1%, 3.5%로 5개월만 최고
#소비자심리지수는 67.4로 1년 전에 비해 14.2%↓
#전문가들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 커지고 있어”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국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2개월 연속 상승한 가운데, 소비자심리는 전월에 비해 한층 악화했다.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실제 물가를 높일 수 있어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간) 미시간대학에 따르면 5월 미국 가계가 예상하는 1년 기대인플레이션 예비치는 3.5%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달 기록한 3.2%보다도 0.3%포인트 올랐다.
향후 5년 기대인플레이션도 3.1%로 역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달 3.0%에 비하면 0.1%포인트만 오른 셈이지만, 지난 몇 달간 이어지던 하락추세에서 반전했다는 데에 전문가들은 주목했다.
◆ 장단기 기대 인플레 5개월만 최고·소비자심리지수는 1년 전에 비해 14.2%↓
미국인들 사이 물가 기대가 높아지면서 경제 전망은 한층 악화했다. 고물가가 이어질수록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며 가계들의 전반적인 재정 상황도 악화할 수밖에 없다.
5월 미국의 소비자심리지수(예비)는 67.4로 4월 77.2에서 하락했다. 76으로 내릴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보다도 낮은 것이자 1년 전에 비하면 14.2% 하락했다.
조앤 슈 미시간대 설문조사 책임자는 “지난 몇 달 동안 판단을 유보했던 소비자들은 이제 여러 측면에서 부정적인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 실업률, 금리가 모두 내년에 좋지 않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경제 환경을 평가하는 현재 경제 여건 지수 예비치도 68.8로 전월보다 10포인트 가량 하락했으며, 앞으로 6개월간의 경기 여건에 대한 평가를 반영하는 경제 여건 지수 예비치 역시 66.5로 전월에 비해 9.5포인트 내렸다. 1년 전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각각 월간으로는 12% 넘게 빠져 소비자들 사이 빠르게 악화한 경기 평가를 반영했다.
◆ 전문가들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 커지고 있어”
이처럼 미 경제와 물가에 대한 미국인들 사이 비관론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발표된 여러 지표는 미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어 지표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주와 이번 주 발표된 고용 수치는 미국에서의 고용 시장 둔화를 시사했고, 중동 불안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는 안정세를 찾고 있으며 미 증시는 신고점 재돌파를 눈앞에 둔 상황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수석 경제학자 폴 애쉬워스는 “모든 것을 고려해도 소비자심리지수 낙폭이 상당히 크며, 이는 단순히 중동 불안과 같은 지정학적 요인이나 4월 주식 시장 약세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소비자들과 관련해 무언가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제프리 로치 LPL파이낸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경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향후 수개월 소비 지출을 압박할 수 있으며, 연준은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이라는 책무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둔화)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지난 1일 공개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물가가 2%로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서는 기대 인플레이션 억제가 핵심적이라고 보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11월~올해 3월 사이 크게 내렸던 미시간대 기대인플레이션이 지난 두 달 연속 상승한 것은 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준은 통화정책을 할 때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외에 기대인플레이션을 눈여겨본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가속화되면 결국 물가 상승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연준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잘 고정되기를 원한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봄에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연준은 4차례 연속 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0.75%p까지 높인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내주 15일(수) 발표될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한층 쏠릴 전망이다. CNBC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4월 CPI 상승률이 3월의 3.5%(전년 대비)에서 다소 낮아졌을 것으로 전망한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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