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하버드대 수학교수 출신…데이터 기반 투자전략 선구자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미 월가에서 정량적(Quantitative) 분석에 기반한 ‘퀀트(Quant) 투자’의 개척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짐 사이먼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이하 르네상스) 창립자가 10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향년 86세.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및 하버드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에서 수학과 교수를 지내며 천재 수학자로 학계에서 명망을 쌓았던 그는 40세인 1978년 돌연 학계와 작별을 고하고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투자회사를 차리고 투자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동료들과 함께 수학·통계 모델에 기반해 컴퓨터로 데이터를 처리하기 시작했고, 이후 퀀트 투자의 선도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르네상스를 설립했다.
르네상스는 기업분석과 뉴스, 직감 등에 의존하던 전통적인 투자 방식과 달리 철저하게 컴퓨터의 정량분석 결과에 기반해 투자의사를 결정하는 방식을 따랐다.
데이터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전략 모형을 만들었고, 여기에 인간의 의사결정 개입은 제한됐다.
르네상스의 대표 펀드인 메달리언 펀드는 1988년 설립 이후 2018년까지 30년간 연평균 총수익률 66%라는 믿기지 않는 성과를 올렸다. 이 기간 메달리언이 올린 수익은 1천억 달러(약 137조원)를 웃돌았다.
르네상스 최고경영자(CEO)직에서 은퇴한 2010년 당시 그의 재산은 110억 달러(약 16조원)였다. 이는 현재 가치 기준으로 약 160억 달러(약 22조원)에 달하는 규모라고 NYT는 전했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2023년 그의 재산은 약 300억 달러(약 41조원)로 미국 내 가장 부유한 25번째 인물로 꼽혔다.
그가 설립한 사이먼스 재단은 2011년 스토니브룩대에 1억5천만달러(약 2천억원)를 기부하는 등 기초과학 부문에 기여하는 가장 큰 민간 재단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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