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오픈AI 소식이 재료
월드코인, 홍채 등록 재개에 7일 연속 상승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올해 초 가상자산 업계를 강타한 인공지능(AI) 테마 코인들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최근 일주일 사이 비트코인보다 최대 5배 넘게 오르며 화력을 뽐낸 것이다. 국내외 양쪽에서 관련 호재들이 나타난 효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AI코인들이 최근 연일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날 오후 5시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이 전주 대비 8% 오른 가운데 렌더토큰은 42.50%, 아캄은 42.12%, 월드코인은 20.33%, 더그래프는 19.24%, 니어프로토콜은 18.71% 각각 상승했다. 주간 상승률로는 대장주를 모두 뛰어넘은 수치다.
이들이 전부 오름세를 기록한 배경은 국내외에서 관련 호재가 터진 영향이다. AI코인들은 올해 초 엔비디아 랠리를 기점으로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테마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가 지난 3월 자체 콘퍼런스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나왔을 당시에도 AI코인들은 평균 10%씩 뛰었다.
이번에도 기폭제가 된 소식은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다. 엔비디아 주가 반등에 따라 AI주들이 오르듯 관련 코인들도 덩달아 뛴 것이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지난 7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상승하자 AI를 활용한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네이티브 토큰들도 상승 중”이라며 “이는 가상자산 시장의 회복세를 주도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AI코인 대장주 월드코인을 개발한 샘 올트먼의 오픈AI 소식도 화력을 더했다. 오픈AI 소식 역시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AI코인 상승을 부추기는 재료다. 앞서 월드코인은 오픈AI가 지난 2월 새로운 AI 모델 소라를 공개하자 사흘 만에 125% 급등한 바 있다.
이번에는 새 상품 소식이 시장을 달궜다. 오픈AI가 9일(현지시간) AI 기반 검색 상품을 오는 13일 발표하겠다고 예고하면서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해당 상품은 챗GPT 기능을 확장해서 웹 검색 결과와 출처를 알려주는 상품이다. 오픈AI는 이번 상품 출시를 통해 구글과의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월드코인 소식이 뒷받침했다. 개인정보 논란으로 중단됐던 홍채 등록 서비스가 이달 초 2개월 만에 재개되자 월드코인이 7일 연속 오른 것이다. AI 테마 주도 코인이 강세를 보이면서 관련 코인들이 후광 효과로 따라 올랐다는 분석이다.
월드코인은 홍채를 등록하면 가상자산(월드코인 10개)을 무상 지급하는 정책으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이용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지난 2월 말부터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최근 고용 지표 둔화에 따라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 향후 상승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통상 거시경제 개선으로 상승장이 오면 테마성 코인들이 먼저 오르는 경향이 있다.
다니엘 얀 매트릭스포트 설립자는 “오는 15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가상자산 시장 하반기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거시경제 상황에 따라 이달에는 AI 테마가 비트코인 상승률을 능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테마성 코인 특성인 변동성은 유의해야 한다. 밈코인과 마찬가지로 본질적 가치와 무관하게 오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AI 코인은 지속 가능한 추진 요소가 부족하다”며 “밈코인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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