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 Myeong기자] 블록체인 보안 강화를 위한 새로운 기술인 ‘리스테이킹(Re-Staking)’이 주목을 받고 있다. 리스테이킹이란 기존에 스테이킹 된 자산을 다시 활용해, 다른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최근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아이겐레이어가 대표적이다.
#스테이킹과 리스테이킹
리스테이킹을 이해하려면 먼저 스테이킹(Staking)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스테이킹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일정기간 디지털 자산을 위임한 뒤 그 대가로 보상을 받는 것이다. 예금금리가 높은 은행 계좌에 돈을 넣는 것과 비슷하다. 가령 고객이 적금계좌에 돈을 넣으면 은행은 그 돈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다. 그리고 은행은 대출로 받은 이자 중 일부를 고객에게 지급한다.
스테이킹에서는 디지털 자산(코인)이 돈이다. 사용자는 블록체인 운영과 보안 유지를 위해 코인을 일정 기간 맡기고 대가로 보상을 받게 된다. 이러한 수익은 일반적으로 은행이 제공하는 이자율보다 높은 편이다. 그런데 스테이킹 할 때 불편한 점이 있다. 묶여 있는 동안에는 매매를 통한 수익은 물론, 출금도 할 수 없다. 즉, 기회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자 나온 개념이 리스테이킹이다.
#리스테이킹이 주목받는 이유
리스테이킹(Re-Staking)은 스테이킹된 자산을 다른 플랫폼이나 애플리케이션에서 추가로 활용(재사용)하게 함으로써 보상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네트워크에 잠겨있던 코인을 재사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입장에서는 리스테이킹된 자산을 활용해 프로젝트 보안을 유지하고, 마케팅과 개발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리스테이킹이 투자 수익 확대는 물론 블록체인 생태계 유동성을 확대하고 보안을 강화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리스테이킹 중심에 선 ‘아이겐레이어’ 예치금 올 들어 14배 ↑
이러한 기대에 힘입어 리스테이킹 프로토콜의 예치자산(TVL)은 올 초 10억 100만 달러에서 약 160억 달러까지 급증했다. 이중 대부분 자금은 아이겐레이어(EigenLayer)에 집중돼 있다.
아이겐레이어는 사용자가 이더리움에 스테이킹한 이더(ETH)를 가져와 이른바 ‘활성 검증 서비스'(AVS)’에 리스테이킹함으로써, 블록체인 프로토콜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는 미들웨어다. 여기서 AVS는 아이겐레이어 위에 구축된 프로젝트(애플리케이션)을 뜻하며 사용자는 리스테이킹할 프로젝트를 선택할 수 있다.
아이겐레이어가 개발된 배경에는 프로토콜 보안 문제가 있다. 새로운 분산 프로토콜을 이더리움에 구축하는 경우 개발팀은 서비스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신뢰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이 때 자체 토큰을 발행해 지분증명 구조를 도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토큰 가치가 낮으면 시장 규모가 작아 프로토콜 거버넌스를 저해할 위험이 있다.
아이겐레이어는 스테이킹된 이더를 가져와 신생 프로토콜(AVS)의 보안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아이겐레이어의 설립자 스리람 칸난(Sreeram Kannan)은 “각각의 프로토콜이 독립적으로 10억 달러를 스테이킹하는 대신, 100개의 프로토콜이 공동으로 1,000억 달러 스테이킹할 수 있다면, 어느 하나의 프로토콜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1,000억 달러가 필요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각 프로토콜의 보안을 강화하고, 전체 네트워크의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퀴드 리스테이킹 서비스 부상
아이겐레이어가 인기를 얻으면서 ‘리퀴드 리스테이킹’ 서비스도 등장했다. 이 서비스는 Puffer, Ether.Fi, 렌조(Renzo) 같은 중개 플랫폼이 사용자의 자산을 아이겐레이어 같은 플랫폼에 예치해 주고 이자를 받는 ‘유동성 리스테이킹 토큰'(LRT)을 제공한다. 이 토큰은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 사고팔 수 있으며 매매를 통해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최근 디파이 시장 부활은 리퀴드 리스테이킹 인기에 힘입은 바가 크다. 실제 리퀴드 리스테이킹 주요 프로젝트인 렌조는 글로벌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상장되어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이더리움 합의 복잡하게 만들지마…비탈릭 ‘경고’
다만 아이겐레이어와 같은 새로운 기술이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더리움의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은 이더리움 합의를 복잡하게 만드는 새로운 실험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며 아이겐레이어를 지목했다.
그는 이더리움 합의가 지나치게 복잡해지는 것을 경계했다. 웹3와 SNS 등 저위험 개발이 이뤄졌으나 최근 리스테이킹, 오라클, 레이어2처럼 고위험 프로젝트가 많아질수록 이더리움 합의가 지나치게 복잡해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탈릭은 지난 2월에도 X 게시물을 통해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너무 복잡해지고 있다”며 “문제가 발생하면 복구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아이겐레이어의 슬래싱 위험이다. 슬래싱은 스테이킹 과정에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해를 가할 경우 스테이킹한 디지털 자산을 몰수하는 처벌이다.
아이겐레이어에서는 AVS별로 슬래싱 규칙을 설정할 수 있는데 특정 AVS가 높은 이자를 보상하는 대신 자산 몰수 기준을 추가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 접근한 스테이커는 자산의 상당 부분 잃을 위험이 있다. 또 AVS가 슬래싱 등으로 운영에 실패할 경우, 그 영향이 전체 스테이킹 생태계에 파급될 수 있는 ‘전염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이겐레이어는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속성 보안(attributable security)’이라는 보험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세부사항이 확정되지 않았다.
#투자해도 될까?
현재 리스테이킹과 관련된 프로젝트는 계속 개발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스테이킹의 영역도 더욱 확장되고 있다. 홍콩의 해시키 캐피탈은 리스테이킹을 주목하며 이더리움의 상하이 업그레이드 완료 이후 스테이킹 관련 기술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이 실제 경제적 현실에 어떻게 작용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다. 코인데스크는 “아이겐레이어 및 이와 유사한 리스테이킹 프로토콜은 현재 블록체인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이지만 기대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그에 따른 리스크를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기술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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