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소셜 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 검열과 관련해 각국 정부에 공격적으로 대응하지만, 한편으론 선택적이고 불투명한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엑스는 최근 브라질, 인도, 호주에서 불법적이거나 유해하다고 판단되는 콘텐츠를 삭제하라는 정부 요구에 맞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대법원이 일부 계정을 차단하라고 명령하자 머스크는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브라질 대법원장을 ‘독재자’라고 부르며 공격했다.
또 호주 정부가 시드니 폭력 영상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차단하라고 요구하자 머스크는 호주의 온라인 안전 담당 국장을 검열 위원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엑스의 대응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일각에선 머스크가 정부의 요구에 선택적으로 도전한다고 비판했다.
머스크는 테슬라 전기차 공장 건설과 관련 중요한 이해관계가 있는 인도에서는 정부의 요구를 따르는 동시에 관련 내용을 공개하는 등 미묘한 입장을 취했다.
트위터 정책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일했던 포 코너스 퍼블릭 어페어스의 누 웩슬러는 “정부의 게시 중단 요청을 공개할 가능성이 큰 기업은 요청을 덜 받게 되기 때문에 투명성이 높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머스크가 불분명한 기준에 따라 정부 요구를 공개한다면, 이는 유리한 것만 골라서 취하는 ‘체리 피킹’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어떤 콘텐츠 삭제를 요구할 경우 엑스는 해당 국가가 전기차를 살 것인지 따져본다고 그는 덧붙였다.
엑스는 머스크 취임 후 정부의 콘텐츠 삭제 요구와 관련해서 투명성을 약화하고 있다.
엑스는 이를 처리하는 절차 일부를 폐지했다. 유럽집행위원회는 작년 10월 이후 콘텐츠 조정 담당 20%를 없앤 것과 관련해서 이번 주 정보를 요청했다.
엑스는 작년 4월엔 국가별 게시 중단 요청과 결과를 공유하는 반기 투명성 보고서를 더는 발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비영리단체 ‘레스트 오브 월드’에 따르면 머스크 인수 후 6개월간 엑스는 각국 게시 중단 요청을 80% 이상 따랐는데, 이 비율은 이전엔 50%였다.
일각에선 머스크 체제에서 엑스가 정부 게시 중단 요청과 관련해서 예전보다 법적 대응을 덜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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