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성장에 매진하던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가 이제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현금을 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IT 기업들이 전통 산업 기업들처럼 배당금을 지불하고 자사주를 매입하며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IT 기업들이 올해 작게나마 분기 배당을 도입하자 투자자들은 앞으로 인공지능(AI) 성과에 힘입어 현금이 계속 안정적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고 주가는 크게 뛰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달 주당 20센트 배당금을 발표해서 주가가 10%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는 21% 상승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거느린 메타는 2월에 50센트 배당금을 발표했다.
올해 들어 매그니피센트 7 (M7·애플, 아마존닷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테슬라, 엔비디아) 중에 테슬라와 아마존만 배당을 건너뛰었다.
홈스테드 어드바이저스의 주식 펀드 매니저 마크 롱은 “앞으로 빅테크에서 배당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배당하지 않으면 사업이 불안정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마존은 주주 수익보다는 자본 지출과 부채 상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고, 테슬라는 당분간 현금 배당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페더레이티드 에르메스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대니얼 페리스는 “이들 기업의 배당 수익률이 크지 않지만 이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점은 시사점이 크다”고 말했다.
가령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20년간 1,500% 상승했는데 배당금을 포함하면 2,400%가 넘어간다. MS의 배당수익률은 약 0.7%다.
IT 기업들은 배당과 함께 상당 규모 자사주 매입도 했다.
마크 롱은 “기업들이 배당 지급과 자사주 매입을 동시에 하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들이 주주 이익 환원 방식으로 자사주 매입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M7은 올해 자사주 매입엔 585억달러를 쓰고 배당금엔 110억달러 미만을 할당했다.
애플은 지난주엔 역대 최대 규모인 1천100억달러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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