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광온 기자]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이 지난해 4분기(10~12월)에 이어 올해 1분기(1~3월)에도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프트뱅크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업에 참전하기 위한 자금을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올해 1분기 2310억엔(약 2조28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분석가들의 예상 이익인 233억엔(2046억4856만원)의 10배 가까운 수치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순이익(9500억엔)에 이어 2분기 연속 흑자 기록했다. 당시 소프트뱅크는 4분기 내리 적자를 내다 5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분석가들은 소프트뱅크가 이 같은 흑자 상황에서 자금을 마련해 AI(인공지능)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자회사인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기반으로 AI 전략 자원을 재배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4분기에 투자 손실을 내는 펀드를 매각하는 등의 작업에 착수했고, 올해 3월 말 기준 6조2000억엔(약 54조413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해 6월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지난 3년간 신규 투자를 억제해 5조엔(약 45조원)이 넘는 현금이 있다. 반전 공세에 나설 시기가 오고 있다. 앞으로 AI 혁명을 담당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소프트뱅크 분석가는 이날 FT에 “핵심 시사점은 그들은 투자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들은 아마도 AI를 위한 전쟁 자금을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Arm을 통해 AI 반도체 시장에 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Arm은 소프트뱅크가 9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으로,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아키텍처 설계 부문에서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Arm은 전날(12일) AI 반도체 개발에 착수, 내년에 첫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Arm은 내년 봄까지 프로토타입 개발을 목표로 AI 반도체 사업부를 설립할 예정이다. 하청 제조업체가 맡게 될 대량 생산은 같은해 가을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프트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도 “Arm은 AI 변화의 핵심이다. 따라서 Arm은 앞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FT는 “Arm은 손 회장 계획의 핵심”이라며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9월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AI 칩 설계자를 중심으로 전략을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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