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집행 기조 속 1~3월 쏠림…하반기 재정운용·재정건전성 ‘부담’
[세종=연합뉴스 이준서 송정은 기자] 지난 3월 정부 총지출이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의 진폭에 따라 탄력적으로 배정하는 예산운용의 재량권을 고려하더라도, 3월에만 집중적으로 정부재정이 투입된 것이다.
14일 재정정보공개시스템 ‘열린재정’과 기획재정부 재정동향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월 한 달간 85조1천억원을 지출했다. 예산 56조6천억원, 기금 28조5천억원 등이다.
3월 총지출은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같은 달을 기준으로 비교하더라도 지출 규모가 크게 늘었다.
2019년 3월 49조원에서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2020년 3월 60조8천억원, 2021년 3월 72조4천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2022년 82조3천억원으로 늘어난 뒤 지난해 72조2천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1년 만에 다시 80조원대 중반까지 불어난 것이다.
코로나19 이전(2019년)과 비교하면 5년 만에 월별 총지출이 73.7% 급증한 것이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16.2% 증가하고, 소비자물가지수가 12.2% 오른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총지출 규모는 올해 1~3월 누적으로도 212조2천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썼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조4천억원 늘어난 규모다.
통상 정부의 재정집행은 하반기보다는 상반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정부는 올해 특히나 ‘신속집행’을 강조해왔다.
연초 경제정책방향에서부터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중심으로 역대 최고 수준인 65%의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기조로 지난달까지 약 15차례 재정집행점검회의를 열어 신속집행 추진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분기(1∼3월) 재정·공공기관 투자·민간투자로 작년보다 약 49조7천억원 늘어난 234조원 집행하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3월까지 총지출의 예산 대비 진도율은 32.3%에 달했다. 작년보다 1.7%포인트(p) 높다. 1분기에만 연간 예산의 3분의 1을 사용한 셈이다.
문제는 팍팍한 나라살림에 씀씀이가 커지면서 재정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56조 세수펑크’에 이어 올해 들어 3월까지도 국세는 84조9천억원 걷히는 데 그쳐 작년 동기보다 2조2천억원 감소했다.
이에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지난 3월까지 75조3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54조원)과 비교해 적자 폭은 21조3천억원 확대됐고, 3월 누계 기준 가장 큰 수준이었다.
국가채무는 지난해 1천126조7천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GDP 대비 비율은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던 바 있다.
[표] 3월 기준 총지출 규모(단위: 조원)
2019년 | 49.0 |
2020년 | 60.8 |
2021년 | 72.4 |
2022년 | 82.3 |
2023년 | 72.2 |
2024년 | 85.1 |
(자료: 열린재정, 재정동향)
[표] 2019∼2023년 GDP·물가 변화
2019년 | 2023년 | 증가율 | |
명목 GDP(조원) | 1,924.5 | 2,236.3 | 16.2% |
소비자물가지수 | 99.466 | 111.59 | 12.2% |
(자료: 통계청, 한국은행)
s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