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물가 2% 안정’ 목 빠지게 기다리지만
주담대 이율 높아 주택 구입 않고 임대 갱신
소득·일자리 늘면서 임대료도 꾸준히 올라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미 연방준비위원회(Fed)가 금리 인하시기를 계속 늦추는 가장 큰 이유가 주택 물가의 가파른 상승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ed는 물가상승률 2%라는 목표가 달성돼 금리를 내릴 수 있게 되기를 1년 반 이상 기다려왔다. 그러나 물가가 2%대로 안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택은 소비자물가지수(CPI)의 3분의 1, 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PCE)의 6분의 1의 비중을 차지한다.
정부 통계국은 물가 산정에서 주택 가격은 배제한다. 주택 구입은 일부 투자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대신 월세와 주택 구입자가 이론상 부담하는 월세를 물가 산정에 포함한다.
최근 3년 동안 주택 물가가 급등해왔다. 팬데믹 동안 보다 넓은 주택 수요가 커졌고 소득이 급등했으며 주택 시장에 공급이 부족한 때문이다. 지난 2022년 한 해 단독 주택 가격이 14% 올랐다.
지난 2월 새 아파트 공급이 늘고 물가 상승을 감안한 소득 증가가 줄면서 연간 주택 물가 상승률이 크게 줄어든 3.4%를 기록했다. 1년 전 임대료 상승률은 8.2%였다. 그러나 3월 상승률은 다시 5.6%로 올랐다.
식품 및 에너지 물가를 제외한 물가가 최근 내려가지 않은 가장 큰 이유가 주택 부문 상승이다. 지난 2022년 5.6%에 달했던 핵심 PCE가 지난 3월 2.8%로 내려갔으나 지난해 11월에 비해선 거의 내리지 않았다.
핵심 물가는 크게 상품과 주택, 비주택 서비스로 나뉜다. Fed는 세 부문의 물가 상승 평균이 2%로 낮춰질 것을 기대한다. 세 부문이 모두 2%를 달성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팬데믹 이전 10년 동안 핵심 물가가 2% 미만이었는데 이 동안 상품 물가는 –1%, 주택 물가 2.5%~3.5%, 비주택 서비스 물가 2% 남짓이었다.
지난해 물가 상승 완화는 상품 물가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덕분이다. 2% 물가 목표를 달성하려면 비주택 서비스 물가가 현재의 3.5%에서 3%대로 낮아져야 하고 주택 물가가 5.8%에서 3.5% 정도로 낮아져야 한다.
주택 담보 대출 이율이 높은 탓에 임차인들이 주택을 구입하지 않고 임대를 갱신하기 때문에 주택 부문 물가 안정이 지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에선 주택 물가 하락이 쉽게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임금과 소득이 꾸준히 늘고 있는 상태에서 임대료도 꾸준히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년 전부터 주택 공급이 확대된 것이 주택 부문 물가상승률 완화의 주요인이다. 그러나 이민자의 증가, 일자리와 임금 상승으로 주택 공급 확대가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몫이 상쇄되면서 최근 6개월 사이 공동주택에 대한 임대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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