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스 리포트 리서치, 성장 둔화·물가 반등 조짐 경고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미국 경제가 냉각된 경기와 고착화한 인플레이션 속에 1970년대식의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돌진할 수 있으며, 이럴 경우 S&P 500 지수가 20%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시장분석업체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는 1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가 전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꼭 1970년대만큼 심하지는 않더라도 주가수익비율(PER)이 21배 이상으로 거래되는 주식 시장은 10~20%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일컫는 것으로, 1970년대의 많은 기간에 걸쳐 미국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뜨거운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경제가 1970년대와 비슷한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는 15일 발표될 4월 CPI 역시 좀처럼 둔화하지 않는 모습을 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무시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성장 둔화의 징후가 시작됐음에도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은 없다고 말했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창업자인 톰 에세이는 이 보고서에서 1970년대에는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정체되거나 마이너스였고 CPI가 10%를 넘었던 점을 고려하면 파월의 주장은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했다.
다만, 상황이 1970년대만큼 나쁘지 않다고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어떤 논의도 불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다소 “오만하다”(dismissive)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절대적인 의미에서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을 암시할 수준은 아니지만 데이터로는 경제 모멘텀의 둔화가 더 확실해지고 있다며 “데이터는 지난 1년 반 중 어느 때보다 침체 발생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성장 관련 데이터는 이전보다는 부진한 경제를 보여준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3월에는 잠시 상승했다가 4월에는 50 아래로 떨어졌다. 4월 서비스업 PMI도 49.4를 기록했다.
PMI 지수가 50 이하라면 경제 위축을 반영하는데, ISM의 서비스업 PMI가 위축 국면으로 떨어진 것은 2022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기업 투자를 대표하는 미국 내 내구재 주문은 지난 3월 급증했지만, 운송 부문 이외의 주문은 거의 늘지 않아 제조업 부진의 계속되는 신호로 인식됐다.
이밖에 4월 실업률은 4% 미만을 유지했으나, 전월에 비해 기대 이상의 상승세를 보여 노동시장이 다소 냉각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소비자 물가가 1970년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이 반복될 수준은 아니지만, 인플레이션이 더는 감소하지 않고 현시점에서 반등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게 에세이의 설명이다.
에세이는 주식의 조정에는 꼭 1970년대식의 스태그플레이션이 필요하지는 않다며, 스태그플레이션 여부는 투자자들에게 큰 걱정거리가 되는 만큼 데이터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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