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최창환 대표] 비트코인등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ICO로 이더리움을 받아 투자금을 조달한 프로젝트들은 이더리움 가격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돈이 된다는 생각으로 암호화폐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맨붕상태다. 비트코인 캐시의 하드포크를 둘러싼 블록체인 업계의 내홍으로 촉발된 이번 가격폭락사태는 마치 2000년 IT 거품붕괴와 유사하다.
당시의 거품 붕괴 속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이 지금 세계 IT업계를 호령하고 있다. 해외의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가 그렇고 국내의 네이버와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이들 기업은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명군이었다. 기존산업을 뒤업는 혁명군은 항상 거품 속에서 군자금을 마련했다. 그 거품이 꺼지는 과정에 아픔은 불가피하다.
르네상스의 거장 산드로 보티첼리의 명작 비너스의 탄생은 아름다운 새 시대를 만드는 과정에서 거품과 아픔이 동행하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비너스의 탄생은 혁명의 유산
비너스는 하늘의 신 우라노스의 잘려진 생식기에서 일어난 거품 속에서 태어났다. 땅의 신 가이아는 우라노스가 자식들을 다시 자신의 몸 속 깊은 곳에 묻어버리자 막내아들 크로노스에게 아버지를 제거하고 형제들을 뱃속에서 꺼내라고 부탁한다.
아들 크로노스는 낫으로 아버지의 생식기를 잘라 이태리 연해에 던져버렸다. 신화는 함축적인 의미를 가진다. 우라노스에서 아들의 시대로 넘어간다. 혁명이다. 세대교체다.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기존질서를 뒤집어 없는 혁명군이다.
중앙은행이 없는 화폐를 표방한 비트코인은 그 발상 자체가 혁명이다. 비트코인혁명을 가능하게 한 블록체인을 보고 많은 청년 혁명가들이 생각했다.
블록체인기술로 수 많은 플랫폼을 대체하자. 사람들을 모아놓고 중간에서 과다한 이득을 취하는 플랫폼 대신 물건을 공급하고 소비하는 모든 참여자들이 이익을 공유하자. 구글을 바꾸고 페이스북을 대체하고 아마존을 뒤엎자. 인터넷을 바꾸자는 블록체인 혁명이 시작됐다. 기득권으로 굳어진 2000년 초반의 IT혁명군을 대신하고자 하는 블록체인 혁명이 시작됐다.
혁명 속의 거품과 아픔
거품은 불가피한가? 왜 깔끔하게 정리된 그런 좋은 프로젝트만 나오면 되는데 고귀한 혁명대열에 사기꾼도 있고 망하는 기업이 수두룩할까?
비너스는 거품(정액)에서 탄생했다. 비너스는 그리스어로 아프로디테다. 아프로(거품)과 디테(여인)을 합해 만든 말이다. 거품 속에서 탄생한 여인이 비너스다. 귀한 생명은 본래 그렇게 탄생한다. 거품은 정액이다. 수 억 마리의 정자 중에 어떤 놈이 생명을 잉태할 지는 아무도 가려낼 수 없다.
경쟁을 통해 이긴 튼튼한 놈이 왕관을 차지하겠지만 운도 따를 것이다. 냉혹한 시장 속에서 경쟁하는 블록체인 기업들이 실력과 운을 겸비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물고기들이 낳은 수 만개의 알, 거북이가 낳은 수 백개의 알, 서로가 날개가 되어 날아가는 수많은 민들레 씨앗 중에 누가 살아남아 결실을 맺을지는 알기가 힘들다. 많은 군체가 필요하다. 겨자씨처럼 그 시작은 미약하지만 살아남은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미래는 창대할 것이다.
하지만 아픔이 동행한다. 거품의 붕괴 속에 기업의 쇄락과 투자자들의 재산손실이 함께한다. 비너스는 장미꽃과 함께 태어났다. 그림 속에 장미가 날리고 있다. 장미꽃은 사랑의 여신인 비너스의 징표다. 장미에는 가시가 있다. 아픔이 숨어있다.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암호화폐 투자자를 찌르는 가격 폭락이라는 가시는 더 매섭다.
길잡이 제프로스는 어디에?
비너스가 육지에 안착할 수 있었던 데는 서풍의 신 제프로스의 도움이 있었다. 그림 왼편(보는 사람쪽에서)의 제프로스는 입김을 불어 조개 위의 비너스를 육지로 안내한다. 거품 속의 망망대해에서 태어난 비너스도 길 안내가 필요했듯이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연관산업 투자자들도 안내자가 있어야 한다.
적절한 규제, 적절한 정보제공, 투자를 위한 안전장치 등 길 안내를 위한 수많은 장치가 필요하다. 힘들어 하는 프로젝트. 투자자, 관련 업체분들에게 한마디 드리고 싶다.
“육지가 가까이 있다. 지금 풍랑과 거품 위에 힘들어 하는 당신이 바로 비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