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광온 기자]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브리지워터)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가 미국의 높은 부채 수준과 정치적 양극화 등이 미 국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돈의 일부를 외국 시장으로 옮길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15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달리오는 FT와의 인터뷰를 통해 “부채 부담, 미국이 또 다른 국제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 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 국채 매입을 방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먼저 달리오는 미국의 높은 부채 수준이 해외 구매자들의 미 국채 매입을 방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고금리가 가중되며 부채 수준이 높아지고 있어 국채 수익률 상승이 우려된다”며 “특히 해외 구매자들이 미국의 부채 상황 등을 걱정하면서, 국채 매입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미국 내에서도 재정 적자가 10년 후 약 66%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부채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지난 2월 재정적자가 올해 1조6000억달러(약 2152조원)에서 10년 후 2034년 2조6000억달러(약 3452조원)로 66%가량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CBO는 미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도 2024년 5.6%에서 10년 후 6.1%로 증가해 지난 50년간 평균 3.7%를 훨씬 웃돌 것이라고 봤다.
또 미국의 공공부채가 2025년 GDP의 100%를 넘어설 것이며 2034년에는 제2차 세계대전 최고치인 106%를 넘은 약 116%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미국 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급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3.88%에서 4.35%로 상승했다.
FT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지난 14일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확신이 낮아 연준이 언제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등의 발언을 하면서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에 대한 예상을 대폭 축소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달리오는 최근 미국 정치의 정치적 양극화가 가속화하면서 소위 ‘내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내전이 사람들이 반드시 총을 쏘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과 더 부합하는 다른 주로 이동하고, 만일 연방 당국이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있는 당이라면 그들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만약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더 많은 국가에 대해 제재를 가한다면, 국제적인 국채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달리오는 미국의 부채와 추가 분쟁의 잠재적 영향 때문에 투자자들이 일부 자금을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여전히 자본주의와 혁신을 위한 세계 최고의 나라지만, 미국이 직면한 위험은 증가하고 있어 포트폴리오의 지리적 다양화를 필요로 한다”며 “(예를 들면) 지출보다 수입이 많고 대차대조표가 좋은 나라들, 내부 질서가 있고 지정학적 분쟁에서 중립적인 나라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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