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기준 최고가 경신 거래 강남구 가장 많아
금리·대출 규제 영향 낮아·자산가 투자 수요↑
서울 집값 ‘양극화 현상’ 갈수록 뚜렷해질 전망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값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집값 상승 여파가 강북 등 다른 지역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서울 부동산 거래량이 조금씩 늘면서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강남지역 일부 초고가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강남구에서 신고가 경신 사례가 가장 많이 나왔다.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부터 이달 1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4월 매매 거래 중 최고가 경신 거래는 전체 거래 2293건 중 약 9.2%(210건)로 나타났다. 신고 기간이 계약 이후 30일 이내인 것을 고려하면 4월 최고가 거래 건수는 3월(304건·7.6%)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구별로 강남구가 3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체 거래 126건 중 3분의 1이 최고가 거래인 셈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면적 151㎡)’는 지난달 47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7월 기록한 44억5000만원보다 3억4000만원 더 오르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또 압구정동에 위치한 ‘신현대12차(전용면적 121㎡)도 지난달 47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2020년 11월 기록한 31억5000만원보다 16억1500만원 상승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들의 희소성이 높아졌고,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 강화로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게 중론이다. 또 상대적으로 고급 주거단지가 많은 강남지역에서는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도 대출 금리나 이자 영향을 받지 않는 자산가들의 수요도 한몫하고 있다.
서울 다른 지역에서도 집값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집값이 보합에서 상승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주택 등) 매매가격은 전달 보합에서 지난달 0.09% 올랐다.
서울 강남지역을 보면 서초구(0.20%)는 반포·잠원동 선호단지 위주로, 송파구(0.20%)는 잠실·신천동 역세권 위주로 상승하는 등 강남지역이 보합에서 상승 전환했다. 강북지역은 성동구(0.25%)가 금호·행당·옥수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용산구(0.22%)는 이촌·보광동 구축 위주로, 마포구(0.21%)는 염리·대흥동 선호단지 위주로, 광진구(0.13%)는 광장·자양·구의동 위주로 상승하면서 하락에서 상승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장기화와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매수세가 뒤따라 주지 않아 지역의 따른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지역의 초고가 단지는 희소성이 높고, 자산가들의 수요가 많아 금리나 대출 규제 등에 영향을 덜 받는다”며 “초고가 단지의 희소성과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신고가 경신 사례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집값 상승세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같은 서울이라도 금리 민감도에 따라 지역별로 집값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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