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펀드 설정액 한주간 2조1천억원 늘어…주식펀드는 1천100억원 감소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관망세 상존…CMA 잔액 82조·MMF 설정액 206조
국내투자자 미국주식 2천800억 순매수…테슬라·스타벅스 집중 매수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미국 물가 불안이 진정되면서 국내 투자 자금이 채권형 펀드로 대거 유입됐다.
미국 금리 인하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채권의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16일 기준 50조5천533억원으로 1주일 전(48조4천417억원)보다 2조1천116억원 늘었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47조2천383억원으로 한 주 전(47조3천551억원)에 비해 1천168억원 줄었다.
이로 인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이 주식형 펀드를 3조3천억여원 웃돌았다. 채권형 펀드와 주식형 펀드는 격차는 지난 2일 6천억원에서 2주 새 격차가 5배 이상으로 벌어진 것이다.
채권 투자 열기는 지난 15일 공개된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둔화된 것을 확인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미국 4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해 3월(3.5%)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소폭이지만 CPI 상승세가 둔화된 건 올해 들어 처음으로 멀어지는 듯했던 금리 인하 기대를 되살려냈다.
한때 연내 금리 인하 자체가 불투명해 보였으나 다시 9월과 12월 두 차례 인하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지난달 하순 연 4.7%대로 뛰었던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4월 CPI 공개를 전후해 15bp(1bp=0.01%포인트) 이상 급락하면서 연 4.3%대로 낮아졌다.
이 영향으로 우리나라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연 3.7%대에서 3.4%대로 하락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그러나 일각에선 신중론도 만만찮다. 수입 자재 물가가 높은 점 등 세부 불안 요소가 많아 금리 인하 조처가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통화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관망세가 상존하면서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파킹형 금융상품 수요는 여전히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MA 잔액은 16일 기준 81조7천548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13일은 84조2천496억원으로 최근 6개월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일별 CMA 잔고 평균치인 75조312억원과 비교하면 12% 이상 증가한 것이다.
MMF 설정액은 16일 기준 206조4천535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9조3천163억원 늘었다.
CMA와 MMF는 안정적으로 수익금이 나오고 환금성이 좋아, 투자자들이 용처를 정하지 못한 자금을 묻어 놓는 곳으로 통한다.
NH투자증권의 강승원 연구원은 “미국 당국의 금리 인하는 연내 1∼2회 할 것으로 예측되나 얼마나 빨리하느냐, 즉 속도가 관건으로 판단된다. 다음 달 발표하는 5월 실업률 지표가 인하 압력을 가늠할 중요한 계기를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돈인 투자자 예탁금은 16일 기준 56조2천355억원으로 한 주간 5천704억원 늘었다. 지난 2일 정점(58조7천908억원)을 기록한 이후 54조∼56조원대에서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한편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는 여전히 활발한 모습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한 주(5월10일∼16일) 동안 미국 주식을 약 2억760만달러(2천81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가장 많이 순매수한 기업은 테슬라(7천346만달러)였으며 스타벅스(2천65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천650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