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기대감 회복에 투심 개선…코스피 차익매물로 4주만에 소폭 조정
엔비디아 실적발표 두고 기대반 경계반…’5월 FOMC 회의록’ 변수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 물가지표에 대한 경계심과 안도감이 교차하면서 출렁거렸다.
코스피는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가속 페달을 밟는 듯했으나, 연고점 돌파에 실패한 뒤 차익실현 매물에 다시 2,720선으로 물러섰다.
금주는 코스피 연고점 돌파에 대한 기대 속에 주중 공개될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1분기 성적표와 미국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증시 흐름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엔비디아 실적이 기대를 충족할 경우 연초의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가 재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지만, 일각에선 반도체 부문의 실적 호조 기대감이 선반영된 만큼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코스피는 2,724.62로 전주보다 3.01포인트(0.11%) 내려 주간 기준 4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환율 안정에 따른 외국인 현·선물 매수세에 힘입어 한때 2,770선을 넘어서며 연고점(2,779.40)에 다가섰다. 그러나 주 후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매파(통화긴축선호)적 발언에 경계감이 살아나고 차익 매물이 출회되면서 상승분을 반납했다.
지난주(13~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천825억원, 기관은 5천838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4천538억원을 순매도했다.
주간 기준 외국인은 3주 연속, 기관은 4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1분기 호실적을 거둔 음식료품(5.10%)과 보험(5.01%)의 수익률이 두드러졌으며, 비금속광물(1.45%), 의료정밀(1.31%), 금융(1.06%) 등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한 주 전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운수창고(-4.76%)가 차익실현으로 인해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전기가스업(-2.25%), 증권(-1.09%), 섬유의복(-0.86%), 유통(-0.78%), 종이목재(-0.60%), 운수장비(-0.52%), 전기전자(-0.51%)도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지수는 855.06으로 전주 대비 9.10포인트(1.05%) 내리면서 2주 연속 하락했다.
금주 증시는 오는 22일(한국시간 23일 새벽) 예정된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잇따라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등 실적 발표를 앞두고 월가의 낙관적 전망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연초 가파른 상승 랠리 이후 일부 조정세를 보였던 엔비디아 주가도 최근 다시금 반등하는 흐름이다.
최근 애플이 후속 iOS 운영체제에 오픈AI의 챗GPT 서비스를 탑재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도 AI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을 또다시 키우고 있다.
김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대해 “AI 반도체 기업 주가 향방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발표 직후 국내 AI 관련 기업들에 대한 주가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잇따른 실적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 상향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높아진 기대가 우려 요인이다. 실적 호조는 예상할 수 있지만 시장 눈높이에 부합하는지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 1분기 AMD와 ARM홀딩스 등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에 못 미친 가이던스(실적 전망)로 주가가 급락한 사례를 언급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 역시 “이미 한국 반도체 부문에 대한 실적 호조 기대감이 증시에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금리인하 기대 회복과 함께 개선된 투자심리가 금주에도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되살아난 위험선호 심리가 지속된다면 코스피는 연고점 돌파에 이어 2,800선을 넘볼 가능성이 있다.
미국 증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지난주 말(17일) 사상 처음 종가로 4만선을 돌파하며 5주 연속 오르는 등 상승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증시 발목을 잡았던 물가 불안이 진정된 결과지만 단기 과열 우려도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불안 완화에 따른 투심 개선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황준호 연구원은 “금주 국내 증시는 미국 물가 둔화 지연 및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해소되면서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23일 공개되는 미국 5월 FOMC 회의록이 뜻밖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FOMC 당시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어하는 가운데 금리인하에 대한 신중론도 피력했다”며 “FOMC 의사록에서 중립적 스탠스를 확인한다면 금리인하 기대를 강화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시가 단기 과열 부담 속에 리스크온(위험선호) 시그널의 정점을 통과했다”며 “이는 리스크오프(위험회피) 시그널로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4월 미국 고용과 CPI, 소매판매, 소비심리 등 지표가 연내 두 차례 금리인하를 지지하고 있다”며 “매파적 연준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금주 코스피 전망치를 2,700~2,820으로 제시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21일 한국 5월 1~20일 수출
▲ 22일 한국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미국 4월 기존주택판매
▲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미국 5월 FOMC 의사록, 미국 5월 S&P 제조업·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미국 4월 신규주택판매, 미국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 24일 미국 4월 내구재 수주, 미국 5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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