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암호화폐 시장은 다른 시장에 비해 소셜 미디어(SNS) 등 ‘입소문’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암호화폐 평가 유튜브 동영상 등을 코인 마케팅에 경쟁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올해 초 핵켄’(Hacken)이라는 우크라이나의 스타트업이 이러한 방법을 통해 자사가 발행한 암호화폐 가격을 올리는데 성공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 회사는 2017년 말 300만달러 상당의 자체 코인을 발행 한 후 200개에 달하는 암호화폐 관련 SNS 운영자들을 찾아 접촉해 코인 홍보를 의뢰했다.
예를 들어, 핵켄은 코인 평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5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스토퍼 그린에게 코인 홍보를 위해 7500달러를 지불했다.
이후 그린은 해당 코인에 대해 “엄청난 시장의 기회”, “1000배 수익의 잠재력” 등 찬사로 가득한 25분짜리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9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동영상 업로드 나흘 후 그린은 자신의 트위터에 자신의 방송 후 해당 코인의 가격이 14% 올랐다고 밝혔다.
인기 유튜버나 유명인 등을 이용하는 이른바 ‘인플류언서 마케팅’(Influencer Marketing)은 이미 다양한 품목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 기법은 시청자 등 일반 대중이 자신이 접하는 내용이 마케팅을 위한 광고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이해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직접 영향을 비칠 수도 있다.
따라서 암호화폐의 경우 이와 관련한 보다 엄격한 규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웹사이트에 공개한 성명에서, “암호화폐 등을 홍보하는 유명인이나 기타 개인은 홍보에 따른 보상의 성격, 범위, 금액을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SEC는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 연방 증권법의 조항을 위반하는 것이며, 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는 이러한 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난 18개월 동안 유튜브 등을 이용하는 암호화폐 인플류언서 마케팅은 거의 줄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마케팅이 단순한 유튜브 방송을 통한 홍보를 넘어 보다 전문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진다고 한다.
일부 암호화폐 업체들은 전문 카피라이터를 고용해 보다 교묘하고 전문적인 홍보 문안을 만들거나 관련 언론 매체들에 대가를 제공하고 홍보성 기사를 게재하도록 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포브스 등 주요 언론사들은 암호화폐 업체의 마케팅에 이용되는 홍보성 기사 방지에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암호화폐 전문 사이트 더블록(The Block) 관계자는 “개인이 나쁜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주된 이유는 소위 ‘전문가’의 조언을 따르기 때문으로, 그들은 사기성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조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