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은 지난달 인플레이션의 일부 완화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진전을 몇 달 더 봐야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탄탄한 고용시장을 볼 때 아직 금리 인하가 급하지도 않다고도 설명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피터슨 연구소 행사에서 “경제는 위원회가 기대한 것과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고용시장이 상당히 약해지지 않는 한 통화정책 기조의 완화를 지지하는 것을 편안히 느끼려면 몇 달간 양호한 인플레이션 지표를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매파적(hawkish, 긴축 기조 선호) 성향을 보여온 월러 이사는 더 이상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판단했다. 소매판매가 최근 전달 대비 보합세를 보였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기가 둔화했다면서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40년간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에 기여했던 일부 수요를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월러 이사는 또 일자리 증가세가 탄탄했지만, 이직률과 같은 다른 지표가 매우 타이트한 고용시장이 완화될 조짐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상시 의결권을 행사하는 월러 이사는 “중앙은행 정책입안자들은 절대 아니라고 말하지 않아야 하지만 지표는 인플레이션에 속도가 붙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추가 기준금리 인상은 아마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4% 상승해 3월보다 낮아졌으며 전월 대비로는 0.3% 올라 월가 기대치보다 더딘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월러 이사는 “환영할 만한 경감”이라면서 “진전이 너무 완만해 통화정책 완화를 지지하기 전에 더 많은 인플레이션 완화 증거를 보기를 원한다는 내 견해를 바꾸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오는 9월 연준이 첫 금리 인하에 나서 이후 12월까지 총 2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연초만 해도 올해 총 6차례 금리 인하를 점쳤던 시장에서는 1분기 인플레이션 진전이 더뎌지자 금리 인하 횟수 기대치가 크게 후퇴했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올해 총 3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던 연준도 이보다 낮은 강도의 피벗(pivot, 정책 기조 전환)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월러 이사는 금리 인하의 시점과 횟수에 대해 언급을 삼가면서 향후 인플레이션이 어떤 진전을 보이기를 원하는지에 대해서도 “지금은 그것을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별도로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행사에서 공개 발언에 나선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금리 인하가 급하지 않다며 신중론에 무게를 실었다. 보스틱 총재는 첫 금리 인하 전 연준이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억눌린 수요를 자극해 인플레이션이 재가속되는 일이 없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의) 반등을 시작하게 하지 않는 게 우리의 관심”이라면서 “나는 그것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 오래 기다리고 싶다”고 했다. 보스틱 총재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하락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여전히 4분기 한 차례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나는 금리 인하에 급하지 않다”며 “우리는 그 경로(통화정책 완화)를 개시할 때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한다는 게 분명해야 하며 과열의 존재 가능성은 우리가 첫 번째 금리 인하에 매우 신중해야 함을 의미하고 늦게 그것이 발생해야 함을 나타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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