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와 금리차, 코로나 당시 저점에 근접…”디폴트율 상승 중” 경고도
EU, 美보다 먼저 금리 인하 나설 전망…골드만삭스 “달러 강세 이어질 것”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미국 자산시장이 ‘에브리싱(everything) 랠리’라 불릴 정도로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위험도가 높은 투자부적격(정크) 등급 회사채에도 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안전자산인 미 국채와 위험자산인 정크등급 회사채 간의 수익률 차이(금리 스프레드)가 20일 기준 2.96%포인트 수준으로 코로나19 당시의 저점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수익률 차이는 코로나19 확산 및 유동성 장세가 한창이던 2021년 7월 2.6%대로 떨어진 바 있다.
지난 1∼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망치를 넘어섰던 것과 달리 4월 CPI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시장이 안도했을 뿐만 아니라, 연내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에 기업 파산 우려가 잦아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정보업체 리피니티브 측 집계에 따르면 정크등급 회사채 금리가 8% 수준을 기록 중인 가운데,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정크등급 채권 펀드에 37억 달러(약 5조원)가량을 순 투입한 상태다. 해당 기간 이 시장에 자금이 순 유입된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도 늘고 있다. 피치북 LCD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이달 중순까지 정크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는 1천310억 달러(약 178조7천억원)를 기록, 전년 동기의 710억 달러(약 96조8천억원)보다 급증했다.
일례로 소프트웨어업체 SS&C 테크놀로지스는 이르면 내년 4월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최근 6.5% 금리에 7억5천만 달러(약 1조원) 규모 채권을 발행했으며, 국채와의 금리차는 2019년 기존 채권 발행 당시보다 줄어들었다.
다만 시장에 여전히 스트레스 징후가 보이며, 무디스레이팅스 분석을 보면 3월까지 12개월간 정크등급 회사채 발행 기업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비율이 5.8%로 올라간 상태다.
무디스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이 고금리 상황에서 차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통신·미디어 부문이 특히 취약하다고 봤다.
티로웨프라이스의 케빈 루머는 “모두가 약간의 추가 금리를 얻으며 약간 더 신용 위험을 지려고 하는 온화한 환경”이라면서도 “신용위험이 올라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카막샤 트리베디 전략가 등은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각국이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들은 각국 중앙은행이 미국보다 먼저 공격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2%) 달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시장에서는 EU·캐나다·영국 등이 6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는 반면, 미국의 첫 금리 인하가 11월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물가 지표 둔화세가 3∼5개월 지속되면 연말께 (금리인하가)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반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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