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광온 기자]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여전히 많은 미국인들이 생활 물가가 크게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할 수 있는 걸 다 동원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도 했다.
옐런 장관은 2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를 통해 “생활비가 상당히 큰 폭으로 올라, 많은 사람들에게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옐런 장관은 최근 몇 달간 임금 상승률이 높았음에도 여전히 많은 시민들에게 주택 및 일상용품 가격은 높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비록 임금이 평균적으로 물가상승률보다 더 많이 올랐지만,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물가가 상당히 많이 올랐다는 것”이라며 “이 같은 물가 상승률은 눈에 띌 정도로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사람들은 그걸(물가 상승) 음식을 살 때 보고, 집을 임대할 때도 본다”며 “특히 모기지(부동산을 담보로 장기주택자금을 대출해주는 것) 금리도 많이 올라 젊은이들이 주택 구입 시장에 진입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옐런 장관은 “많은 사람들이 생활비를 우려하고 있는 것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그것을 이해하고 있으며 할 수 있는 걸 다 동원해 최선을 다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옐런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지고 있다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 나온 것이다.
실제 가장 최근 FT와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이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유권자의 58%가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또 지지 후보와 무관하게 경제를 누가 더 잘 다룰 것 같냐는 질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한 유권자는 43%였으나, 바이든 대통령을 꼽은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또 유권자의 80%는 ‘높은 가격’이 가장 큰 재정적 위협으로 다가온다고 답했는데, FT는 “11월 대선이 6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유권자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적 공로보다는 휘발유나 식품 등 높은 소비자 물가를 비난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 있어 ‘경제’가 중요한 상황이지만, 올해 연말까지는 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지 않다.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매파적으로 확인되면서다.
지난 22일 연준이 공개한 지난달 30일~지난 1일 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회의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은 작년에 비해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최근 몇 달간 위원회의 2%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향한 추가적인 진전이 부족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인플레이션 개선 여부는 연준의 금리 정책과 사실상 직결되는 문제인데, 연준이 금리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옐런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북부 스트레사에서 속개되는 G7 재무장관 회담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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